성령 강림 - 엘 그레코

2009. 9. 28. 오후 9:40:01

글자

엘 그레코(1514~1614, 스페인)는 사도행전 2, 1~4절을 그림으로 그렸다.

오순절이 되었을 때 그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런데 갑자가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불꽃 모양의 혀들이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찼다.


그림을 보면

하늘을 상징하는 원형 천정에 있는 성령으로부터 빛이 내려오고 있다.

불꽃 모양의 빛이 각 사람들의 머리 위에 내리고 있다.

그런데 위로부터 1/3 지점에 나란히 위치한 열 명의 시선은

수평을 이루고 있고,

그 중심에는 성모님이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총 열다섯 명인데,

세 명의 여자와 열두 명의 제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맨 아래 오른쪽 제자는 하늘을 향해 쓰러질 듯한 자세로

한 손을 뒤로하여 계단의 난간에 몸을 지탱하고,

다른 팔은 위로 벌린 채 모든 관심과 시선을 위로 향하고 있다.

사람들의 위치는 원형을 이루고,

사람들의 시선은 삼각형을 이뤄 원뿔 형태의 기하학적인 구조가 그려진다.

그리고 제자들의 몸이 이루는 커다란 두 사선은

순교자들의 승리를 상징하는 종려나무의 가지 모양이다.

또 손의 자세나 모든 동작이 곡선으로 이어져 신비로운 통일감을 더해 준다.

그런데 제자들의 모든 손과 팔이 벌려져 있지 않은가?

그것은 성령 강림이 열린 마음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모님은 유일하게 두 손을 합장하고 있다.

성모님은 우리의 간구와 기도를 하느님께 향하게 하는 중개자이시니까.


또 이 그림에서는 성모님을 바라보는 세 사람이 나온다.

노란 옷을 입은 왼편의 남자가 베드로이고,

성모님 옆에서 고개를 돌리는 여인이 마리아 막달레나이며,

녹색 옷을 입은 오른편의 남자가 사도 요한이다.

베드로는 그분을 바라보며 놀라움과 반가움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그의 시선은 성모님에 대해 “당신은 교회의 어머니이십니다.” 라고

칭하는 것 같다.

요한은 그분을 향해 팔을 쳐들고 어머니로서 공경하겠노라고

선서하는 것 같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시선은 그분의 신비로운 내면까지도 들여다보도록

우리를 인도하는 것 같다.


그래서일까?

왼쪽 맨 아래에 있는 제자는 자기의 허물을 벗어 던지듯

자기의 망토를 벗어 던지고 일어나 성모님을 향해 계단을 오르고 있다.

그리고 다른 한 제자도 우리에게 성령 강림의 증인이 되라는 듯이

우리를 강렬하게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면 성령 강림의 증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일까?

첫째는 제자들처럼 닫힌 마음을 여는 것이고,

둘째는 성모님처럼 하늘을 향해 마음을 모우는 것 아닐까?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이 그림이 그가 마지막 활동 시기에 그린 작품이란 게 맘에 더 찡하다

댓글 4

  • 2009년 9월 28일 오후 9:55

    닫힌 마음을 열고...하늘을 향해 마음을 모으는 것.............

  • 2009년 9월 28일 오후 11:33

    내가 드리는'구일기도 책자'...영광의 신비 3단..성화이다^^ 3일에 한 번 보는..성화^^

  • 2009년 9월 29일 오후 8:51

    와우 성령이 머리위로 쏟아진다...

  • 2009년 10월 10일 오후 10:13

    첫째와둘째~ 우리에게 중요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