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수요일
신병교육대에서의 일이다.
종종 개신교에서는 종교행사시간에 위문을 온다.
위문을 오면 훈련병들이 교회로 몰려간다.
천주교 신자들까지도 간다.
그럴 때면 성당은 텅텅 빈다.
그날 성당에 온 훈련병들은 배터지게 먹는다.
교회로 간 동료들의 몫까지 먹으니까.
그러면 그 다음 종교행사시간에는 배신자들이 다시 돌아온다.
한 번은 이런 것이 열 받아 성당에 온 훈련병의 번호를 적은 적이 있다.
그리고 성당 문 앞에 서서 훈련병에게 묻는다.
“배신자, 손들어.”
그러면 저마다 자기는 아니라고 한다.
반면 자기가 배신자라고 자수한 사람은 성당에 제일 먼저 들어간다.
그리고 전 시간에 적은 번호를 부른다.
그리면 진짜 배신자들만 남는다.
나는 그들에게 벌을 준다.
죄명은 배신한 죄와 잡아 뗀 죄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 있다.
배신자는 손들라고 했을 때,
“저는 아닙니다.” 라고 큰 소리 친 사람은 꼭 그 자리에 있다.
유다도 마찬가지였다.
예수님께서 너희 가운데 배신자가 있을 것이라고 했을 때,
저마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라고 했다.
그런데 나서기까지 하면서 “스승님, 저는 아니겠지요?” 하고 물었던 자가
바로 유다였다.
유다는 그 물음으로 자기의 배반을 더욱 강조한 것이 되었다.
어느 나라에선 이런 유다의 마음을 담아 오늘을 스파이 수요일이라고 한다.
스파이는 몸은 이곳에 있지만 생각은 딴 곳에 있는 사람을 말한다.
우리도 역시 유다처럼 스파이가 될 수 있다.
나도 겉으로는 예수님께 속해 있지만,
속으로는 예수님을 떠난 스파이가 아닐까?
“너희 가운데 한 사람이 나를 팔아넘길 것이다.” 라고
그분께서 말씀하셨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