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새 삶을 위하여
한평생을 젊음만 가지고 힘차게 살 것 같았지만
세월의 흐름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나봅니다.
세월이 몇 번 흐른 것 같았는데 어느새 머리에는
희끗희끗한 흰머리가 생겨나고 세상을 보는 눈이
힘과 패기만으로는 살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옛말에 사람은 나이가 들어야 철이 든다는 말이
새삼 가슴에 닫고 이해가 됩니다.
학창시절과 젊은 시절이 불과 몇 년 전 같았는데
벌써 젊은이들에게 밀려나 뒷방 신세가 되어버린
황혼의 길을 달려가고 있으니 세월은 정말 유수와 같고
뭐하나 제대로 이루어 놓은 것이 없다는데서
또 한번 삶의 허무를 느껴봅니다.
한 때는 빨리 어른이 되어서 하고 싶은 것 하기 위해
세월아 빨리 가라 하고 재촉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막상 노년으로 넘어서는 기로에 머물고 나니
이제는 십년만 젊어졌으면 하는 바램이 생겨나네요.
아직까지 젊은 시절이나 지금이나 나의 감성과 이성은
그대로 인 것 같지만 거울 앞에 서있는 모습에는
벌써 얼굴 가에 잔주름이 늘어나고 있으니
인생의 슬픔을 느끼게 합니다.
한 때는 억측같이 삶을 살아온 시절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은
버리고 비워내는 일에 익숙하지 않아서이겠죠?
노년이 외로워지고 슬퍼지는 것은 젊음만 부러워서
버리고 비워내지 못함으로 인해 새로운 것이 들어설
자리를 만들어주지 못함이 아닐까 합니다.
흔들림이 없어야할 불혹의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버림의 지혜를 깨우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까지 살아온 것에 대한 아쉬움과 나이 듬에
초조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욕심을 버리면 행복해짐을 알면서도
선뜻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삶의 힘 듬보다
내면의 욕망이 자아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이제는 나태해진 지성과 길들여진 관능을 버리고
아름다움과 너그러움으로 채워가는 지혜를 청하며
마음을 비우는 것에서부터 새로운 노년의 시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면서
새롭게 열어가야 할 노년의 삶의 여정 길 앞에 서서
진실을 위해 나를 다듬어 갈 수 있도록
빈마음으로 그분께 맡기는 삶이 되고 싶습니다.
-섬돌영성의 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