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의 노래(4)
묻지 말게, 어디로 가느냐고
그런 건 다 주인 몫이니
흥얼대며 그냥 가는 거야
내 수고로움 주인의 희망
한 걸음도 헛 디딜 수 없지
고개에 오르면
시원한 바람 땀을 씻어주지만
산마루에서 부르는 노래
언제나 즐거운 건 아니었어
넘어가는 걸음걸음
콧노랠 비웃는 바람
바람의 손으로 등 떠밀려도
반겨줄 주인 있어
난, 외롭지 않아
아침엔 까치 노래
저녁엔 까마귀 노래
곳간에 짐 부리고서
크게 한번 웃어나 볼까
-추보 박영만 시집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