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4주간 금요일

2011. 2. 16. 오후 5:45:48

글자
오늘 복음에서 한 나라를 통치하는 헤로데 임금의 생활 모습을 보십시오. 권력 주변에서 얽히고설킨 여인들의 질투와 간교한 계략들이 난무하는 모습이 마치 한 편의 역사 드라마를 보는 듯합니다. 헤로데는 세례자 요한이 의롭고 거룩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허세와 체면 때문에 그를 죽음으로 몰아넣습니다.
예수님을 재판하고 십자가형을 선고한 빌라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빌라도는 직접 예수님을 신문했기 때문에 그분께 죄가 없으심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군중을 만족시키려고 결국은 죄수였던 바라빠를 놓아주고, 무고하신 예수님을 채찍질하고 십자가형에 처하라고 내어 줍니다(마르 15,15 참조).
그들의 공통점은 선과 악, 정의와 불의에 대한 기준이 없다는 것입니다. 오로지 자신의 권력 유지와 명성, 대중적 인기와 자존심, 체면 이런 것이 기준이 됩니다. 이것은 예수님 시대의 이야기거나 현재 비판받고 있는 정치 권력가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회에서, 직장에서, 심지어 교회 안에서까지 이런 모습들은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힘을 추구하고 체면이나 자존심, 인기에 휘둘려 살다 보면, 영혼이 없는 사람처럼 됩니다. 본디의 자기 자신은 없어지고 껍데기 인생이 됩니다. 자기 자신의 이런 모습 속에서 사회에 생명이 되는 정의와 평화는 하나둘 그 빛을 잃어 갑니다. 오늘 복음은 헤로데의 얼굴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성찰하게 합니다. 나는 지금 어떤 얼굴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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