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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시기를 시작하며 - '재의 수요일']
[주제] : "사순시기는 그리스도께서 가신 길을 우리가 살아보는 시간이다”
1. '재의 수요일' 이란 ?
재의 수요일부터 시작되는 사순시기는 수난과 십자가를 통해 부활의 영광에 오르셨던 그리스도의 가신 길을 살아보는 시기이다
사순절은 본래 제40일을 의미하는 라틴어 Quadragesima를 번역한 것으로 성서에서 40일은 중대한 사건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상징되어 있다. 재의 수요일은 40일간의 부활준비시기인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날로 사순 제1주일 전 수요일을 말한다.
이 날부터 사순절이 끝나는 주님 만찬 저녁미사 전까지 사제는 회개와 속죄의 상징인 자색 제의를 입으며 미사 중에는 알렐루야와 대영광송을 하지 않는다.
'재의 수요일'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교회가 이날 미사 중에 참회의 상징으로 재를 축복하여 머리에 얹는 예식을 행하는데서 생겨났다. 옛부터 사람들은 동식물을 태우거나 화장(火葬)한 후 남은 재에 깊은 신비적 의미를 부여했다. 성서에서도 재와 먼지는 죽음, 재앙, 슬픔, 속죄 등을 상징하고 있다.
욥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시련을 받으면서 자신의 죄를 보속하기 위해 잿더미에 앉았고(욥기 2, 8), 예수님께서는 회개하지 않는 백성들에게 "재를 머리에 들쓰고 회개하라"(마태 11, 21)고 말씀하신다. 이처럼 재는 죽음에 처해질 운명이나 슬픔에 처한 상태 또는 회개의 의미로 사용되다가 발전하여 공적인 회개를 위한 공식 전례의 한 부분이 된 것이다.
재의 수요일은 교황 그레고리오 1세에 의해 사순절의 첫날로 제정되었으며 재를 머리에 얹는 신심 행사가 보편적으로 행해지기 시작한 것은 1091년 베네벤토 교회 주교회의의 결정이후부터이다. 교황 바오로 6세는 이날 전 세계가 단식과 금육을 실천하며 그리스도의 수난의 의미를 깊이 깨닫고 이에 동참하도록 명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만 18세부터 만 60세 전까지의 신자들은 하루 한끼 단식을 하며, 만 14세 이상의 신자들은 금육을 지키도록 명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금욕과 극기라는 자기절제의 차원을 넘어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면서 하느님께 희생을 바치며 절약된 재화를 가난한 이웃과 나눈다는 보다 큰 의미를 지닌다 하겠다.
재의 수요일에 사용되는 재는 지난 해 성지주일에 나눠주었던 성지가지를 미리 걷어서 태운 후 재를 만들어 사용한다. 사제는 이 재를 축복한 후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창세 3, 19) 또는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 15)는 말씀을 하며 자신과 신자들의 머리에 재를 얹는다.
재가 갖는 상징과 함께 그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말씀이다. 인간은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로, 삶과 죽음이 하느님의 손에 달려있음을 알려주며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자신의 삶을 바꾸어 하느님께로 향하라는 회개의 호소인 것이다.
재를 받고 살아가는 우리의 사순시기는, 그래서 새로운 삶을 출발하고 그리스도 부활이라는 새 생명을 향한 밑거름과 같은 생활이 되어야 함을 일깨워준다.
올해는 3월 1일 재의 수요일부터 사순시기가 시작된다. 사순절은 단지 수난과 고통만을 생각하는 때가 아니다. 참으로 은총이 풍부한 시기이다. 본래 우리의 모습, 하느님께서 우리를 지어내신 그 모습을 되찾게 하는 은총이 풍성한 시기이다.
2. 재의 수요일과 사순절의 발전과정 : 40일은 성서에서 성스러운 준비기간
재의 수요일은 40일간의 부활준비시기인 사순절이 시작되는 첫날로 사순 제1주일 전 수요일을 말하며, 본래 제40일을 의미하는 라틴어 Quadragesima를 번역한 것으로 성서에서 40일은 중대한 사건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상징되어 있다고 앞에서 이미 설명했다.
모세는 십계명을 받기 전에 40주야를 시나이 산에서 지내며 단식했고(출애 24,12~18 ; 34,28) 백성들의 우상숭배로 십계판을 부순 후 40일간을 밤낮으로 기도한 다음 십계판 을 다시 받았다(신명 9,15~29).
엘리아는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40일간을 걸어서 호렙산으로 갔고(1열왕 19,8) 예수께서도 복음을 선포하시기 전에 40주야를 단식하셨으며 부활 후 승천하시기 전까지 40일간을 사도들과 함께 지내셨다.
그러나 부활축제 준비기간으로서의 40일이 오늘날과 같이 처음부터 생겨난 것은 아니다. 부활축제는 본래 부활전야제, 즉 토요일 밤에 시작해서 일요일까지 거행됐다.
그런데 4세기부터 성삼일이 생겨났고, 이후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무덤에 묻히심과 부활을 포함하여 생각하는 신약의 빠스카 축제를 위한 준비가 선행되어야 하겠다는 사상이 지배적이어서 성서 상에서 성스러 운 준비기간으로 증언하고 있는 40일을 도입하게 됐다.
40일을 계산하는 법도 역사적 변천 과정을 거친 것으로 처음에는 이 40일을 옛 성삼일부터 역산하여 40일의 시작이 오늘날의 사순 첫 주일이었다. (7일×5주간+5일(목요일까지)=40일)
그러나 재를 지켜야겠다는 사상과 함께 40일의 계산법이 달라졌다. 사순절이 시행된 후에도 40일 전기간을 재를 지켜야한다는 시기가 없었고 4세기말 로마에서는 일반적으로 3주간 재를 지켜왔다. 그 후에 사순절 기간 동안 재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옛 부활 성삼일 전까지 주일을 제외하고 34일간 재를 지켰다. (6일×5주간+4일(성목요일까지)=34일)
그런데 옛 성삼일 중 성금요일과 성토요일에는 사순절 시행 이전부터 재를 지켜왔으므로 그 2일을 가산하면 36일간 재를 지킨 셈이다. 그러나 6세기 초에 이르러 사람들은 실제적으로 40일간의 단식을 원했다.
따라서 사순 첫주 이전의 수요일부터 단식을 시작했으며 이로써 사순절의 시작이 재의 수요일이 되었다. 사순절을 시작하는 사순 제1주일 전 수요일에 재의 수요일 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교회가 이 날 미사 중에 참회의 상징으로 재의 축성과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을 행하는데서 생겨났다.
참회와 슬픔의 표지로 재를 머리에 얹는 행동은 구약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으며(여호 7,6 ; 2사무 13,19 ; 에제 27,30 ; 욥 2,12 등) 초세기의 그리스도인들도 이러한 관행을 자주 개인적으로 행하였다.
개인의 참회를 공적으로 나타내는 이 관행이 10~11세기에 이탈리아에 들어 왔고 1091년 베네벤또에서 열린 공의회에서 재의 수요일에 모든 성직자와 평신도 남자와 여자 모두 재를 받을 것이다라고 선언함으로써 전례에 도입됐다.
재의 수요일은 교황 성 그레고리오 1세에 의해 사순절 첫날로 성립됐고 바오로 6세는 이날 전 세계 교회가 단식과 금육을 지킬 것을 명했다.
# 금육과 금식규정
사순절은 인류의 구원을 위한 주님의 수난과 부활을 기념하여 우리 신앙생활을 쇄신하는 기간으로 육체적 극기를 통해 주님의 수난에 깊이 참여하고 애덕의 실천으로 생활전체를 반성하며 내적 쇄신을 이루는 시기이다.
교회는 이같은 이유로 금육재와 단식재를 규정하고 있는데 과거에는 연중 매 금요일과 사순절 토요일 그리고 재의 수요일에는 금육재를 지키고 사순절 동안에는 매일 단식재를 지켜야 하는 등 규정이 까다로웠다.
현 교회법에 따르면 대축일이 아닌 연중 모든 금요일과 사순절을 재계의 날로 규정(1250조)하고 있으며 대축일이 아닌 모든 금요일에는 금육재를 지키고 재의 수요일과 성 금요일은 금육과 금식재를 함께 지켜야 한다.(1251조)
금육재는 만 14세부터 죽을 때까지 지켜야 하며 금식재는 만18세부터 60세 시작(환갑 날)까지 지켜야 한다.(1251조)
이외에도 사목자와 부모는 미성년자들이기 때문에 금식재와 금육재를 지킬 의무가 없는 이들도 참회 고행의 의미를 깨닫도록 보살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3. 재의 수요일 유래와 의미
희생으로 절약한 것 사랑으로 나눠야 사순절은 슬픔아닌 기쁨 간직하는 시기
『사람은 흙에서 왔으므로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십시오』
회개와 보속의 시기인 사순절은 머리에 재를 얹는 의식이 치뤄지는 재의 수요일로 시작된다. 원래 이날은 대죄를 범한 중죄인이 교회로부터 공식적으로 쫓겨나 성목요일의 화해 예식 때까지 회개하는 기간이었다.
그들은 속죄의 베옷을 입고 몸에 재를 뒤집어 쓰는 풍습을 지녔는데 이것은 낙원에서 추방된 아담과 하와처럼 교회에서 쫓겨난 모습을 드러내는 의미였다고 전해진다.
참회복을 입거나 참회의 뜻으로 재를 뒤집어쓰는 습관은 이교인이나 성서 안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상징적 행위였다.
신자들에게 재를 뿌리는 예절이 도입된 것은 교황 우르바노 1세(1088~1099)가 1091년 베네벤토 교회 회의에서 모든 신자들도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을 권고한데서 비롯됐다. 그 후 전년도에 받아 보관했던 성지가지를 태워 재를 얹는 모습은 12세기부터 등장했다. 그리고 현 예식에서는 재의 수요일날 단식과 금육재를 지키고 이마에 재의 십자표를 바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순절의 첫 상징인 재의 전례는 참회 호소(요엘 2, 12~18), 하느님과의 화해 권고(2 고린 5, 20~6, 2), 자선과 기도와 단식하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마태 6, 1~6)으로 구성되고 있는데 재를 얹을 때 사용되는 양식문의 「사람은 흙에서 왔으므로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십시오」 구절은 구약의 창세기에서 아담이 범죄한 후 하느님이 아담에게 하신 말씀이었다. 이 구절에서 생각해 볼 수 있듯 재는 하느님을 저버린 그리고 생명의 원천에서 떨어져 나간 표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재는 또한 고대로부터 통회, 참회, 덧없음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고대 시대의 사람들은 경험을 통해 불과 재가 정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재의 예식에서 사용되는 전통적인 양식문은 재를 머리에 얹는 의식을 통해 인간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존재임을 상기시키면서 하느님께 돌아오라는 호소다. 또 감사송은 육체적 단식을 직접 언급하는 가운데 단식의 영적 의미를 부각시킨다고 할 수 있다.
이마에 재로 십자표를 그으면서 맞이하는 사순절은 수난과 십자가를 통해 부활의 영광에 오르셨던 그리스도의 가신 길을 살아보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일선 사목자들은 『그러므로 사순시기는 우울하거나 슬픔에 젖는 때가 아니라 오히려 도와주고 치유하고 북돋워 주고 생기를 주며 기쁨을 간직하는 시기』라고 밝히고 있다.
성금요일과 더불어 재의 수요일에 시행되는 단식은 누구의 명령이라기 보다 스스로 알아서 실행하는데 그 참뜻이 있다고 사목자들은 말한다. 단식의 현대적 의미는 굶주림의 고행이 아니라 인내와 극기 희생을 통해 다른 이들의 곤경에 관심을 가지고 절약한 것을 필요한 사람에게 사랑으로 나누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출처 : 카톨릭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