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
성탄을 앞두고 성모마리아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수원 가톨릭대 배문환 신부님의 글을 인용하였습니다.
세상 여인 중에 가장 은총을 많이 받으신 분이 누구입니까? 말할 것 없이 성모님이시겠죠. 그리하여 천사는 성모님께 “은총을 가득히 받으신 아가씨 기뻐하십시오.”(루카 1,28)하고 인사했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요 구세주를 잉태하셨으니 그보다 더 큰 은총이 어디 있으며 그보다 더 큰 영광이 어디 있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세상 어머니 중에 가장 고통을 많이 받으신 분은 누구이겠습니까? 역시 성모님이시겠죠! 사랑하는 외아들이 무고하게 죄인으로 고발되어 매를 맞으시고 머리에 가시관을 쓰시고 피를 흘리시고, 악당들이 뺨을 치고 침을 뱉는 모욕과 고통을 당하시는 아들의 모습을 보는 어머니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셨겠습니까?
땀을 흘리시며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가시던 중 힘이 빠져 쓰러지실 때 어머니의 마음은 얼마나 괴로웠겠습니까? 또 옷을 벗기우시고 손발에 큰 못이 박히시어 십자가에 매달리실 때 성모님은 당신 가슴에 못을 박는 고통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어쩌면 못 박히시는 예수님보다 성모님의 고통이 더 컸을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십자가에 세 시간이나 매달리시어 운명하실 때 죽어가는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이 얼마나 비통했겠습니까? 또 죽은 아들을 십자가에서 내려 장사지내실 때 어머니의 마음 얼마나 처절했겠습니까? 세상 어머니 중에 이렇게 큰 고통을 겪은 이가 없을 것입니다.
은총을 가득히 입으신 마리아께서는 누구보다 고통을 많이 받으셨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은총과 고통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입니까. 은총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 반드시 고통에서 면제된다는 얘기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은총을 많이 받으면 이 세상 고통과 십자가도 그만큼 크고 무겁다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사도 베드로, 바오로도 누구 못지않게 은총을 많이 받으셨습니다. 그러기에 그들은 누구보다도 큰 십자가와 고통을 받으셨습니다. 그리하여 한 사람은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죽고 또 한 사람은 목이 잘리어 목숨을 잃었음을 우리는 잘 압니다. 또 우리의 103위 순교성인들도 성인이 되었으니 많은 은총을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환난과 고통과 박해를 받으셨습니까?
우리는 이 세상에서 살려면 여러 가지 고통을 당합니다. 그러나 이 고통이 하느님이 나를 저버리시거나 미워서 벌하시는 것으로 생각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복이요 은총인지 모릅니다. 은총과 고통 그것은 동전의 앞뒤와 같습니다. 이쪽은 세종대왕 저쪽은 100원 표시가 있듯이 은총의 이면은 고통이요 고통의 이면은 은총임을 깨달아야겠습니다. 그리하여 우리가 당하는 환난과 고통도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로마 8,18)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좀 더 나아가 고통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성녀 데레사처럼 외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십자가 밑에 그 큰 고통에 굳굳히 서 계시는 성모님처럼 인류 구원을 위해 모든 괴로움과 슬픔을 기쁘게 참아 받아야겠습니다.
성탄을 앞두고 우리는 성모님의 순명과 고통에 대하여 함께 묵상해보았으면 합니다. 그 순명과 고통이 우리 인류를 위한, 아니 나를 위한 것임을….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