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사람과 지혜로운 사람이 길을 가다가 큰비를 만났다. 억수 같은 장대비가 쏟아지자 강물이 불어 둑을 무너뜨렸다. 두 사람은 얼른 홍수를 피하여 언덕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물결은 곧 언덕까지 집어삼킬 듯 넘실거렸다.
마침내 언덕까지 물에 잠기자 두 사람은 물에 휩쓸릴 수밖에 없었다. 그때 하늘에서 커다란 봉황이 날아와 커다란 날개를 폈다. 두 사람 중 지혜로운 사람이 먼저 봉황의 날개에 매달려 허공으로 올라갔다. 봉황은 그를 높은 언덕에 내려주었다.
어리석은 사람에게도 홀연히 가마우지 한 마리가 나타났다. 어리석은 사람은 재빨리 가마우지의 날개에 매달렸다. 하지만 가마우지는 언덕으로 가지 않고 곧장 강물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결국 어리석은 사람은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이용범님의 불교 우화 중에서 인용)
과연 우리가 의지하는 대상은 진정으로 우리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늘을 날아다닌다 하여 큰 물가에 있는 우리를 언덕으로 인도해 줄 수 있는 것인가!
돈이, 명예가, 권력이 지금의 어려움에서 구해주는 실체로 우리는 자주 오해하곤 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것들을 얻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은 우리를 멸망으로 이끄는 가마우지일 뿐이다. 가마우지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가마우지에 의존하여 지금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 어리석은 것이다. 아무리 지금이 어렵더라도 가마우지가 아닌 봉황의 날개에 매달려야 한다. 물론 봉황은 엄청 큰 새라 범인의 눈에는 하나의 구름으로 보일런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믿음을 가지고 봉황의 날개에 의지할 있는 마음의 눈을 가져야 한다. 그게 바로 지혜다.
(하지만 불행한 것은, 가마우지를 좇다가 바다에 빠지는 이를 보고 어리석음을 비웃으면서도 자신은 그 길을 따라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