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꽃샘추위가 시작되었습니다.
일기예보에서 알려주었을텐데도 어정쩡하게 얇은 옷을 입고 출근하는 저에게
사람들은 한마디씩 인사를 합니다.
"춥지 않나요?"
이른 아침의 출근길에는 거의 겨울의 옷차림들이었습니다.
해가 비치고 봄인데..그런 생각에 무릎이 한참 올라가는 짧은 치마에 봄자켓을 입은 저는
속에 옷을 두툼하게 입은 탓인지 춥기보다는 어색한 이방인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텔레비도 안보았다는 생각 말입니다.
이 계절은 정말로 얄궂습니다.
꽃을 시샘하는 꽃샘추위 말입니다.
그러나 저의 마음에는 추위보다는 꽃샘이라는 단어가 더 먼저 박히니
언제나 꽃이 피려나..성급하게 기다리는 마음이 먼저인 모양입니다.
사실 기다릴 만큼 기다려야 꽃도 피고 열매도 맺는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나이란 것도..그 사실도 알고 있으면서
당연한 것들을 또 기다리는 자신이 모자라거나 멍청한 사람이던지 아니면
꽃을 아주 많이 열망한다는 생각도 해보지만
전자가 맞는 것 같습니다.
항상 잊어버리니 말입니다.
그 잊어버리는 습관은 때론 아주 좋은 일 같습니다.
미움도 잊어버리고, 원한도 잊어버리고, 욕심도 잊어버리고, 억울함도 잊어버리고..
그저 지금에 충실하게 단순한 삶을 가능하게 하니 말입니다.
그게 아주아주 감사할 때도 있습니다.
지금 그러합니다.
인생 앞에서 감사합니다.
지금에 감사합니다.
살아있음에 감사합니다.
얼마나 기다려서 느끼는 감정인지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추위보다는 꽃샘이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