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길(1/16)

2005. 1. 10. 오후 2:54:33

글자

 

 

 

  연중 제2주일 (2005-01-16)
독서 : 이사 49,3. 5-6 독서 : 1고린 1,1-3 복음 : 요한 1,29-34

하느님의 길

그때에 요한은 예수께서 자기한테 오시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 저기 오신다. 내가 전에 내 뒤에 오시는 분이 한 분 계신데 그분은 사실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계셨기 때문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분을 두고 한 말이었다. 나도 이분이 누구신지 몰랐다. 그러나 내가 와서 물로 세례를 베푼 것은 이분을 이스라엘에게 알리려는 것이었다.” 요한은 또 증언하였다. “나는 성령이 하늘에서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와 이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보았다. 나는 이분이 누구신지 몰랐다. 그러나 물로 세례를 베풀라고 나를 보내신 분이 ‘성령이 내려와서 어떤 사람 위에 머무르는 것을 보거든 그가 바로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분인 줄 알라’고 말씀해 주셨다. 과연 나는 그 광경을 보았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증언하는 것이다.”
(요한 1,29-­34)
◆세례자 요한은 자신이 본 것을 증언한다. 요한은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는 확신을 얻은 예수님의 체험을 곁에서 지켜본다. 이제 예수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게 된 듯싶다. 사막의 유혹, 자신이 다른 존재라고 믿도록 하는 유혹을 거친 예수님을 본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나를 혼자 남겨두고 떠날 것이나 나의 아버지는 나를 홀로 두지 않으실 것이다. 나는 하느님의 사랑받는 아들이다.” 예수님의 이 체험의 현장에서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이야말로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진리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일상에서 드러낼 것인지, 그 고통스러운 육화의 과정을 어떻게 살 것인지 보여주실 분이시라는 것을 제대로 알아들었다.
세레자 요한도 나처럼 하느님이 당신의 거룩한 모습을 이렇게 자기를 비우는 모습으로, 나자렛에서 온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나타나는 것은 믿기 어려웠지 않았을까? 왜냐하면 내 안에 숨어 있는 성공과 인기를 찾는 마음이라던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마음, 권력을 휘두르고 싶은 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중에 섞여 차례를 기다리면서, 회개하라는 외침을 들으며 줄을 서는 죄인들과 함께 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요한은 하느님을 만났을 것이다. 그의 무력함·보잘것없음이야말로 하느님의 길이었을 테니까.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세례자 요한이야말로 예수님이 하셨던 그 체험을 사는 분이라는 것과 그것을 사는 이는 세례자 요한처럼 자기가 누구인지 아는 것임을 깨닫는다.

이희수(희망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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