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삼 권 제 십 일 장
그러하오나 당신은 높은 데에서 손을 드리우사 깊은 이 어둠 속에서 내 영혼을 끄어내주셨으니 그때가 바로 당신께 충성된 내 어미가 초상난 집 어미들이 우는 것보다 더 애절하게 나를 위해 당신께 부르짖을 때이었습니다. 그는 당신에게서 받았던 신앙과 정신으로써 나의 죽음을 보고있었으니 주여, 당신이 그를 들어주셨나이다.
당신이 그를 들어주시와 그가 비는 곳마다 울려서 땅을 적시던 그 눈물을 없이우지 않으셨으니 진정 그를 들어주셨나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를 위로해주신 그 꿈이 어디로 좇아 온 것이겠습니까. 그가 나와 같이 살고, 집에서 나와 함께 식탁을 같이하다니 이런 일은 모독스런 내 그릇 믿음을 외면하고, 밉게 여긴 나머지 아예 마음에 두지 않던 일이 아니오니까. 그가 본 것이란 자기가 나무로 된 잣대에 섰노라니 눈부신 청년 하나가 자기를 향해 벙긋 벙긋 웃으며 오는데 자기는 근심 걱정이 가득 차 있을 때였더랍니다.
그 젊은이가 – 흔히 있듯 배울 뜻에서가 아니라, 오히려 가르칠 양으로 – 무슨일로 슬퍼하며 날마다 우느냐고 묻기에 내 망신 때문에 우닌다고 대답하자, 다시 그는 안심하라고 다짐하면서 그녀 있는 곳에 나도 있다는 것을 보고 알아차리라고 타이르더랍니다. 그녀가 들은 대로 정신을 차려서 보니 같은 잣대 위에 내가 자기와 나란히 서 있었다니 전능하시고 어지신 당신이여, 이것이 그녀의 마음에다 당신의 귀를 드리우심이 아니고 무엇이겠나이까. 당신은 우리들 하나 하나를 오직 한 사람뿐인양, 그리고 모든 이를 낫우시되 마치 한 사람처럼 하시나이다.
그가 내게 현몽을 애기하길래 나는 기쓰고 이를 외로 풀어서 장차 나와 같은 때가 그에게도 있을 것이니 실망치 말라는 뜻이라 했을 즈음, 그는 서슴지 않고 대뜸 말하기를 “아니다. 내게다 한 소리는 그분이 계신 곳에 너도 있다 하시질 않고, 너 잇는 곳에 그분도 계신다 했느니라” 하였으니 도대체 그게 어찌된 일이었나이까.
주여, 전에도 거듭 여쭈었음같이 모조리 내 추억을 더듬어서 아뢰나이다. 실상 나는 그 꿈보다도 꿈을 깬 어미를 통하여 주신 당신의 해답에 더욱 감동된 것이었습니다. 그는 알쏭달쏭한 해몽을 하면서도 당황하는 빛이 없이 – 나는 그가 말하기 전엔 도무지 볼수 없었음에도 – 장차 보여질 나를 일찍부터 보았던 것입니다.
그 꿈이야말로 그 당시의 근심 걱정을 위로하기 위해 경건스런 여자에게 먼 훗날 있을 즐거움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뒤로도 거진 아홉 해나 걸렸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나는 진흙수렁 거짓의 어둠 속에서 – 일어나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더더욱 무겁게 갈앉으며 – 뒹굴고 있었는가 하면, 한편 조촐하고 정성되고 찹찹한 저 홀어미 (이런 이들을 당신은 사랑하시나이다)는 희망이 더욱 싱싱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눈물과 한숨을 늦춤이 없이 기구할 때마다 나를 두고 당신 앞에서 울기를 그치지 않을 적에 그의 기도는 당신 어전으로 들어갔어도 당신은 아직 그 어둠 속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나를 그냥 두시었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