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삼 권 제 오 장
하릴없이 나는 성서로 뜻을 돌려, 그 어떠함을 보기로 작정하였습니다. 그러자 눈에 띄는 점은 그것이 오만한 자들을 위하여 지어진 것이 아니면서 아이들에게까지 환한 것이 아니고, 들머니는 나지막하면서 갈수록 아득 높고, 신비에 싸인 것이었습니다 (역주: “들머리는 나지막…” – 처음 읽는 자에게 너무 평범한 것 같다). 나는 그 안으로 들어가거나 그 발자취에 목덜미를 숙일 수 있는 그런 처지가 못되었습니다.
지금 말하는 그런 느낌으로 그때 성서를 대하는 것이 아니었고, 도리어 뚤리우스(치체로)의 위엄에 비기기엔 너무 모자란다고 본 것이었습니다. 나의 바람기가 그 문체를 싫어했고, 정신은 그 속을 사무칠 수 없던 것이었습니다. 진실로 성서란 어린이들과 함께 자라야 할 것이었음에도 나는 어린이가 되기를 꺼려하고, 잔뜩 바람에 부풀어 스스로를 어른처럼 보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