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록> 제삼권 제삼장

2005. 9. 11. 오후 11:24:54

글자

제 삼 권  제 삼 장

 

아무튼 당신의 미더운 자비가 멀리서 나 위에 빙빙 날고 있었습니다. 나는 얼마만한 죄악으로 스스로를 저미며 모독스런 엽기를 따르노라 당신을 버렸고, 나아가서는 불충의 막바지, 요사스런 악마 섬김에까지(역주: 요술과 점술에 빠짐) 빠져들어 내 못쓸 행실들을 제물로 바쳤으니 그럴 때마다 당신은 채찍으로 나를 치셨습니다. 엄숙한 의식이 거행되는 당신의 성당 벽 안에서까지 감히 욕정을 부리고, 죽음의 열매를 맺게 하는 짓거리를 하였던 것입니다.(역주: 이 글줄의 뜻은 분명치 않으나 숱한 주석가들에 의하면, 이미 그리스도인이던 여자(뒤에 아데오다뚜스를 낳음)를 내연의 처로 맞아들였던 일을 뜻한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당신은 나를 엄한 벌로 다스리셨으나 그것도 내 잘못에 비기면 아무것도 아닌 것. 아, 너무나도 크옵신 나의 자비 하느님이시여, 무서운 가해자들에서의 나의 피난처시여, 저들을 벗삼아 되도록 멀리 당신을 떠나고자 목을 늘이며 헤매었삽고, 당신 길보다는 내 길을 좇고, 떳떳치 않은 자유를 사랑했었습니다.

그적에 제법 고상하다고 일컫던 학문도 결국 소송 법정을 위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나는 잔꾀를 피울수록 그만치 인기를 얻어서 뛰어나려고 했었으니 이것이 청맹과니를 자랑삼는 인간의 소경됨이로소이다. 수사학 학교에서 나는 어느덧 윗자리가 되어서 거드름을 빼며 좋아하며 바람기에 잔뜩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여, 당신이 아시다시피 깡패들(역주: 초입생들을 괴롭히며 학원의 질서를 어지럽히던 깡패학생. 콘스탄티노플과 베이룻에는 이들의 행패가 더울 심하여서 황제 유스티니아누스는 법령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까르타고도 예외가 아니었다. 저자는 그들의 등쌀에 못 견디어 까르타고에서 로마로 옮기게 되었다. 고백록 제5권 제8장 참조)이 하던 엎치기와는 인연이 멀게 남보다 훨씬 차분한 편이었습니다 깡패란 흉물스럽고 악마스런 이름인데도 멋쟁이 뽄새나 같았습니다만 난 그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 축에 못 끼는 것을 부끄럼 없이 부끄러워하였습니다. 그들과 같이 있는 동안 가끔 사귀어 노는 것이 재미나는 때도 있었지만 그들의 하는 짓, 말하자면 엎치기만은 언제나 징그러워했습니다. 왜냐하면 초학자들의 어수룩함을 함부로 나꾸어서 까닭없는 비양으로 괴롭히며, 이런 따위로 저들 능갈친 만족을 채우고 있는 때문이었습니다. 그 같은 행실처럼 악마의 소행에 가까운 것은 없느니만큼 엎치기라는 이름이 가장 제격이었습니다.

실상 저들이 남을 비양치고 속이기를 일삼기에 앞서 악마가 저들을 코웃음치고 몰래 꾀이는 바람에 엎치기를 먼저 당하여 나쁘게 되는 것은 저들 자신이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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