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삼 권 제 팔 장
하느님을 온전한 마음, 온전한 영혼, 온전한 정신으로 사랑하고,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심이 언제, 어디라 옳지 않을 리 있을까 보냐. 그러기 자연을 거스르는 죄악이 항상 어디서나 미움과 벌을 받아 마땅하니 이를 테면 소돔 사람의 죄 같은 것이다.
설사 만백성이 그같이 하더라도 하느님의 법대로 다같이 죄짓는 것이 되리니, 그법이 사람을 내기는 서로 잘못 쓰기 위함이 아니었다.
사회란 마땅히 하느님과 더불어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이거늘 하느님을 창조주로 삼는 인간 본성이 육욕의 삿됨으로 더럽혀질 때, 그것은 스스로를 망치는 것이 된다.
인간의 양풍 미속을 거스르는 죄악도 각각 그 풍속을 따라 피하여야 되나니 도시나 국가 사이에 관례나 법률로 맺어진 협약이 어느 국민이나 외래자의 음욕으로 깨뜨려져서는 아니 되는 까닭이다.
제 전체에 맞지 않는 부분이란 언제나 보기 흉한 것이다.
혹시 하느님께서 풍습이나 그 어떠한 협약을 거슬러서 무엇을 명하신다면 한번도 해보지 못하였더라도 마땅히 해야 될 것이요, 빼놓았거든 기워야 할 것이며, 세우지 못하였거든 일으켜 세울 것이다.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이 무엇을 명하는 경우, 설령 그것이 그이 이전에 아무도, 또는 그이조차 내린 일이 없는 명일지라도 그에 복종함이 국가 사회를 거스름이 아니라, 도리어 복종 아니하는 것이 거스름이 되는 것이어든 – 제 군주에게 복종함은 인간사회의 공통된 법칙이다 – 하물며 모든 피조물의 임금이신 하느님께서 명하심에 얼마나 주저없이 복종할 것이냐. 인간사회의 권력에 있어 보다 높은 권력이 낮은 권력에 앞서 복종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하느님은 모든 것의 복종을 받으셔야 옳은 것이다.
남을 해칠 욕심이 숨어 있는 죄악들에 있어서도 이와 같으니, 악담이나 모욕,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다 범하기는 마치 원수와 원수의 경우처럼 복수를 하기 위하여, 혹은 강도가 행인에게 하듯 수고 안 들이고 어떠한 이익을 얻기 위하여, 혹은 무서운 사람이 있을 때처럼 불행을 피하고자, 혹은 질투로 – 못사는 사람이 저보다 잘사는 자에게 하듯, 아니면 무엇을 가지는 자가 남도 이를 가져 같이 될까 걱정하고, 같이 되기를 싫어하는 것처럼 – 혹은 칼싸움을 구경하고, 걸핏하면 비웃기, 놀리기를 일삼는 자들처럼 남의 불행에서 쾌락만을 맛보고자 하는 노릇이다.
더없이 높으시고 흔흔하옵신 주시여, 보고 느끼고 뽐내려는 욕념이 하나건 둘이건 모두이건 이에서 싹트는 죄악의 우두머리가 저것들이오니, 그로 해 우리는 십현금(十絃琴) 당신 십계명의 셋과 일곱을 어기며 잘못사는 것이옵나이다.
그러하오나 더럽힐 수 없는 당신에게 죄가 있을 수 있으리까. 해칠 수 없는 당신을 거슬러 악이 무엇을 할 수 있으리까.
오히려 자신을 거슬러 죄짓는 인간에게 당신은 갚음을 주시오니 사람들이 당신을 거슬러 죄지을 때라도 이는 곧 제 영혼을 망치는 일이 됨이요, 결국 죄악은 당신이 내시고 마련해 주신 천성을 이그러뜨리거나, 쓰라는 것을 함부로 씀이 아니면, 쓰지 말라는 것을 본성에 어긋나는 데로만 허덕거림으로써 제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오니이다. 이런 따위의 죄인들이 또 있사오니 당신을 거슬러 맘과 말로써 행패를 부리며 송곳에다 발길질을 하는 자들, 인간 사회의 기강을 무너뜨리고, 쓰나 다나 제멋대로 뭉쳤다, 헤어졌다 하면서 무엄하게 즐기는 자들이옵니다.
이런 일이 생기기는 생명의 샘이신 당신을 버리는 까닭이오니 누리를 내고 다스리는 분 오직 하나 당신이 참되시거늘 젠체하는 거만으로 조각된 하나, 그나마 거짓스러운 하나를 사랑하기 때문이옵나이다.
이러므로 겸손스런 효가 있으면 당신께 돌아가지는 것이요, 이와 함께 당신은 우리를 나쁜 습속에서 씻어주시고, 죄를 아뢰면 용서해 주시고, 묶인 자들의 탄식을 들어주시며, 그리고 더 가질 욕심, 다 잃을 근심과, 온갖 선의 선이신 당신보다 우리 것을 더 사랑함으로써 거짓 자유의 뿔을 당신 거슬러 치키지 않는 한, 우리 자신이 지어 만든 사슬에서 우리를 풀어주시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