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 해도 심사가 뒤틀리는 사람을
뒤에서 습관적으로 험담을 늘어놓곤 하다가,
어느 날 한 번 험담을 해야만 꼭 직성이 풀리는
내 안에 있는 어두운 육의 정체를 보았다.
그것을 눈을 똑바로 뜨고 한 동안 응시하자
"아이고, 기어코 들켜버렸네!" 하며 그 놈이 도망치는 것이었다.
그 놈이 내 몸에서 빠져나가자,
즉시 나는 그 자리에서 착한 사람으로 변하는 것이었다.
선이신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 것이었다.
악한 것은 내가 아니라 그 놈이었고,
내가 나빴다면 그것은 내가 그 놈의 손아귀에서 공범으로 놀아난 것이었다.
원통하고 분하다.
지금까지 일생을 속아 살아왔다.
근심에도 속았고,
욕심에도 속았고,
질투에도 속았고,
욕망에도 속았고.....
세상에도 속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