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다

2004. 8. 2. 오후 5:07:11

글자

이야기 하나

 

지난 토요일 큰 녀석이 방학과제를 하기 위해 친구들과 과학 기술관을 간다고 합니다.

언제나 집과 학교만 왔다갔다하는 녀석에게는 좀 길이 어렵다 싶어

전철 갈아타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히 주었습니다.

하지만 녀석은 저의 말을 잘 듣지 않았나 봅니다.

아무튼 처음부터 일은 꼬이고 있었지요. 왜냐하면 녀석이 친구들과 만나서

바로 과학 기술관으로 출발하지 않고 학교에서 농구를 하다 놀다가 점심 먹고

늦장부리다가 출발했는데 제가 가르쳐준 길이 아닌 엉뚱한 길로 가서,

도착해서도 정반대 길로 찾아 가다가 목적지와는 정반대의 길로 가게 되었고

다시 바른 길로 되돌아 왔을 때는 이미 과학기술관의 전시회가 끝난 시간이었지요.

아침 일찍 나갔다가 저녁이 되어 들어온 녀석에게 그것도 전시회를 보는 목적도 달성하지

못한 녀석에게 저는 무척 화가 났지요.

'들어오기만 해봐라~!' 벼르던 저는 막상 녀석을 보니 화를 내는 게 그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될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아주 좋은 엄마처럼(?) 많이 힘들었겠다는 위로의 말을 건넸지요.

오늘의 일이 길을 잃어 버린것이라 다행이지 만약에 더 큰 너의 인생에서의 중요한 일에서

잘못 된것이라면   돌이키기 힘들 수도 있고 바로잡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는 일이라고....

녀석이 얼마나 엄마의 말을 알아 들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야기 둘

 

일요일 날 성당에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신쥬쿠에서 집에가는 미타카행 소부센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집 중간 밖에 안가는

나카노행 소부센 전철이 오고 있었습니다.

집까지 가는 전철은 6분을 기다려야 했기에 조금 머리를 굴려 나카노행을 타고 가서

바로 집까지 연결되는 전철을 탔지요.

그런데......

넋을 놓고 있다가 집을 지나쳐서 다시 거꾸로 돌아오니

6분 기다리기 싫어서 머리 쓰다가 더 많은 시간을 소비했습니다.

 

이야기 셋

 

일본에 온지 얼마 안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집근처에걸어서 15분쯤의 거리에 아름다운 공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침에 죠깅이라도 할 생각으로 공원을 찾았습니다.

이리 저리 헤매인 후에 공원을 찾았습니다.

공원은 충분히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헤매다 찾은 공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잘 알수 없었습니다.

이쪽이다 싶어 계속해서 걸어 가도 집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내 생각대로 이쪽이다 싶은 길은 집과 정반대의 길로 다른 동네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결국은 다른 사람에게 물으니 제가 정반대의 길로 왔다고 합니다.

아무튼 집에서 15분정도 떨어진 거리의 공원을 3시간이 넘어서야

집을 돌아왔지요.

 

저는 <길>이란 말을 들으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또 그리고 하느님께 가는 저의 모습을 봅니다.

하느님께서 바른 길을 걸어 가라고 잘 가르쳐 주셨는데도 이리저리

다른 길을 헤매이다 바른 길로 들어섰다가  또 잘 걸어가다가

잔머리 굴리다가 지름길로 들어섰다 싶었는데 결국은

제자리를 서성이는 것 같은......

하지만 목적지는 분명합니다.

어제 밤 맑은 보름달이 내가 깊은 잠에 빠져있을 때도 나를

지켜보고 있듯이 하느님께서는 잘못 된 길을 걷고 있을 때도 

바른 길로 나오기를 기다리시며 저를 지켜보고 계시겠지요.

 

인생이란 이런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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