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약수 터 오르는 산길
걸풍/김형풍
그렇게도 열심히 십 수년을 다녔던 약수 터에
언젠가 부터 이유 없이 그냥 오르기가 싫어
차일 피일 무려 육개 여월을 미루다가 드디어
오늘 새벽 작심 끝에 오랫 만에 올랐더니,
늘 재촉하던 아내가 넘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른다
숲 속으로 들어 서기도 전에
수퀑이 꾸워엉 꾸엉 요란을 떨며
푸드득 날아가니, 저 꿩도 반갑다고
환영 인사를 한다면서
아내가 기어코 한마디 한다
낯 익은 숲 속 산 길로 접어드니
산새들의 맑은 합창이 울려 퍼지고
이에 뒤 질새라 핀잔 주듯 굵은 목소리로
부엉이가 끼어들어 꾸우욱 꾹꾹 인사를 한다
그동안 정든 산길 능선을 타고 오르니
천상병의 詩가 있는 다정한 소풍길이 열리고
눈을 편케 해 주는 초록草綠으로 온통 물들어
싱그러운 푸르른 숲을 이루고 있어
마음이 아주 편안 하다
이렇게 좋은
효자봉 약수 터 오르는 산 길을
바로 집 옆에다 두고 외면을 하다니,...../
이제 다시 시작 하는 거다
힘차게 힘차게 오르고 또 오르고
인생은 팔십 부터라 했던가
그래 바로 이제 부터다
※ 효자봉 : 의정부시 (경기도 제 2 청사 바로 뒷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