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빨리 갈 줄 알았더라면

2014. 4. 22. 오후 9:40:02

글자

 

 

그렇게 빨리 갈 줄 알았더라면

 

                       걸풍/김형풍

 

 

 

그렇게 빨리 갈 줄 알았더라면

그냥 마음대로 뛰어 놀도록 내버려나 둘 걸,

어른들 말씀 잘 듣고, 인사 공손히 잘 하고,

그래야 앞 으로 훌륭한 사람 된다고,

그렇게 알아 듣도록 일렀는데,

 

사랑하는 아들 딸들아!

청천 벽靑天霹靂 같은

세월호의 참변을 당하고 보니

이젠, 어른으로서 할 말이 없게 됐구나,

 

그렇게 빨리 떠날 줄 알았더라면

시도 때도 없이, 공부 해라,공부 해라,

거듭되는 잔소릴 하지 말 것을,

한참 발랄하게 뛰어 놀, 꽃다운 나이에

제대로 한 번 마음 놓고 뛰어 놀지도 못한 채

꽃봉오리 피어 보기도 전에,

공부에 시달려 지친 몸으로

그렇게 빨리 떠날 줄이야,

그 누가 꿈엔들 생각이나 하였겠나,

 

감당할 수 없는

이 끔직하고 엄청난 해난 사고를

도대체 누가 책임을 질 수가 있다는 말인가,

맹골수도 해역에서 끝내 가라앉고 만 

세월호의 칠흑 같은 암흑 속에 갇혀있는,

사랑하는 아들 딸들아!

어른들을 용서치 말아라,

 

무겁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땅을 치고 가슴을 치며

기진맥진 지친 몸으로 울 부짖는

엄마들의 절규가 진도 앞바다를 맴돌아 

메아리되어 들려 온다.

 

얘들아!

어른들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이제와 백 번을 후회 한들 무슨 소용이랴만 

그저 미안 하다, 정말 미안 하다

정말로 미안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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