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덩굴
담쟁이덩굴
걸풍/김형풍
저 높은 곳을 향하여
거침 없이 지칠줄 모르고
오르고 또 오르는
담쟁이덩굴!
바위벽과 돌담
그리고 나무 등에 붙어
영혼을 불 살으는 담쟁이덩굴
가을 단풍이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가을 단풍 지고나면
물기가 싸악 빠지고
바싹 말라 죽은 듯이 붙어다려
그 모진 강풍 견디며 겨울을 나고,
봄이면
바싹 마른 가냘픈 가지에
물기가 올라
또 다시 살아나는 오뚜기 생명
참으로 신기한
담쟁이덩굴!
문어 다리가 붙었나
낙지 다리가 붙었나
아니면 접착제를 몸에 배고 태어났나
담이나 바위나 나무나
한 번 붙어 타고 올라가면
세상 거기서 끝장을 내고 만다
아무리 뜯어 내려 해도
뜯어지지 않고
뜯기느니 차라리 부러지고 마는
그 끈질긴 생명력,
그 깊은 사연이 대체 무엇이관데
신비의 생명력을 지니고 태어 났는지,
담쟁이덩굴아!
어디 한 번 그 사연을
들어나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