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소우주로 부터 떨어져 나온 날

2010. 2. 6. 오후 5:31:57

2
글자

 

 

 

어머니의 소우주로 부터 떨어져 나온 날

 

김 형 풍

 

 

오늘은 섣달 스므이튼 날

지금으로 부터 74년 전

1936년 오늘

자시를 기해

어머니의 소우주 공간에서

열달 동안 유영을 하다가

어머니의 탯줄을 배꼽에 달고

병자생(쥐띄)으로

이 세상에 태어 났습니다.

 

내가 태어난 곳은

충청남도 아산군 탕정면 권곡리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사당인 현충사 앞

냇갈 건너 마을 입니다.

 

섣달 스므이튼 날 그 추운 날씨에

동네 앞 개울 까지 가시어

만삭이 된 어머니께서

어름을 깨시고 빨래를 하시다가

산통을 일으키시어 집으로 돌아 오시어

종일 진통으로 고생을 하시다가

자정이 되어서야 나를 낳으셨습니다.

 

하늘 나라에 계신

우리 어머니는 1909년생으로 101세가 되시고

우리 아버지는 1910년생으로 100세가 되십니다.

 

어머니께서는 1982년

추석 열흘 전에

73 세를 일기로 돌아 가셨고,

아버지는 같은달

추석 열흘 후에 72세로

꼭 20일 후에 어머니 따라 가셨습니다.

 

잉꼬 부부는,

두분중 한분이 먼저 가시면

뒤 따라 바로 가신다는 얘기가 있는데

우리 부모님이 그러셨습니다.

 

우리 부모님은 정말 잉꼬 부부 이셨습니다.

단 한번도 두분께서 말타툼 하시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말씀이 별로 없으신 분으로

좀처럼 화 내시는 일이 없으셨습니다.

어머니 병 수발을 다 하시고

어머니 돌아가신 뒤치닥거리 까지 다 하시고나서

시렁 시렁 앓으시다가 20일만에 어머니를 따라 가셨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살결이 백옥 같이 희고 깨끗 하셨으며

성품이 참으로 온화 하셨다.

부모님으로 부터 단 한차례의 매를 맞아본 적이 없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바느질도 참 잘 하시고

음식 만드시는 솜씨도 일품 이셨습니다.

동네 대소간에 혼사나 장사 치르는 일이 생기면

언제나 불려 가시어 바느질과 음식 마련에

약방에 감초 처럼 빠지는 일이 없으셨습니다.

 

오늘이 섣달 스므 이튼 날

내가 어머니로 부터 떨어져 나온 날

어머님이 뵙고 싶어

이 못난 불효자

어머님을 목메어 불러 봅니다.

 

오늘

이 못난 아들 귀 빠진 날

당신의 손녀 난주와

난주의 딸인 재희와

당신의 손녀 사위와

당신의 친 손자 택규 내외와

당신의 며느리가

이 불효자식 생일 이라고

모두 뫃여 외식을 하였습니다.

 

죄스럽게도

어느 새

이 불효자식이

어머님께서 돌아 가셨을 때의 연세 73세 보다

두살이나 많은 일흔다섯살이나 되어버린

할아버지가 되어 있습니다.

 

어머니!

뵙고 싶습니다.

어머니가 계신 그곳은

춥지 않으시지요

이곳은 몹시 춥습니다.

 

어머니!

뵈올 수 있을 때 까지

안녕히 계십시요

사랑 합니다.

 

 

 

 

 

 

                                                                                         

 

 

 

댓글 4

  • 2010년 2월 7일 오후 3:25

    찬미 예수님! 저희 두내외 암브로시오 형제님의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늘 영육간에 건강하시고 주님의 은총속에 사랑이 가득하신 삶의 귀감이 되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 2010년 2월 8일 오전 12:40

    달을 그리려 하나 달이 희므로 그릴 수 없어 달을 남겨 두고 나머지 부분에 회색칠을 했다, 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어르신은 달을 그리셨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님 보다 두 살 더 많은 할아버지가 되는 동안 참아온 그리움이' 이곳은 몹시 춥다' 고 할 만큼 자란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입니다. 생신 축하드리며 가족모두에게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건강하십시오,

  • 2010년 2월 9일 오전 7:02

    찬미 예수님! 님의 관심을 표현 해 주시어 감사 드립니다. 양정자님 내외 건강과 그 가정에 평화가 넘치기를 기도 드립니다.

  • 2010년 2월 9일 오전 7:09

    강훈정님! 축하 해 주심 감사 드립니다.졸작에 깊은 관심 주심에 고마움을 표해 드리며 님의 가정에 늘 행운이 가득 하기를 기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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