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김형풍
너무 오래도록
이어지는 가뭄에
저수지 바닥이 드러나고
푸르러야 할 논바닥이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그나마도
일부 심어진 모가
누렇게 죽어 간다
타들어 가는 농심으로
기우제(祈雨祭)를 지내보지만
하늘에선
비는커녕
새 눈물만큼도 내리지 않고 있으니
가슴을 쓸어내리는
농심은 어쩌면 좋을꼬,
산 오르는
산길에선
콩가루처럼
흙먼지가 흩날리고,
물이 흘러야 할
계곡은
물이 바싹 말라버려
드러난 돌바닥에서
아지랑이 오르듯이
열기가 올라오고 있다.
모진 비바람에도
끄떡하지 않고
잘 자라나는
잡초도
100 년 만의 가뭄 앞에
별수 없이
견디지 못하고
비실비실 시들고 있다
오오!
하늘이시여!
온 산하가
불타는 듯
목말라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시험하지 마시고
누렇게
시들고 있는 대지를
촉촉이 적셔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