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며(04,08,30) -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2004. 8. 30. 오전 8: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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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 30일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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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 고린토 1서 2,1-5
형제 여러분, 내가 여러분을 찾아갔을 때에 나는 유식한 말이나 지혜를 가지고 하느님의 그 심오한 진리를 전하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것은 내가 여러분과 함께 지내는 동안 예수 그리스도, 특히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하였기 때문입니다.
사실 나는 여러분에게 갔을 때 약하였고 두려워서 몹시 떨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말을 하거나 설교를 할 때에도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을 쓰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의 성령과 그의 능력만을 드러내려고 하였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믿음이 인간의 지혜에 바탕을 두지 않고 하느님의 능력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복음 루가 4,16-30
예수께서 자기가 자라난 나자렛에 가셔서 안식일이 되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성서를 읽으시려고 일어서서 이사야 예언서의 두루마리를 받아 들고 이러한 말씀이 적혀 있는 대목을 펴서 읽으셨다.
"주님의 성령이 나에게 내리셨다. 주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주께서 나를 보내시어, 묶인 사람들에게는 해방을 알려 주고, 눈먼 사람들은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예수께서 두루마리를 말아서 시중들던 사람에게 되돌려 주고 자리에 앉으시자 회당에 모였던 사람들의 눈이 모두 예수에게 쏠렸다.
예수께서는 "이 성서의 말씀이 오늘 너희가 들은 이 자리에서 이루어졌다." 하고 말씀하셨다.
사람들은 모두 예수를 칭찬하였고 그가 하시는 은총의 말씀에 탄복하며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 하고 수군거렸다.
예수께서는 "너희는 필경 '의사여, 네 병이나 고쳐라.' 하는 속담을 들어 나더러 가파르나움에서 했다는 일을 네 고장인 여기에서도 해 보라고 하고 싶을 것이다." 하시고는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실 어떤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잘 들어라. 엘리야 시대에 삼 년 반 동안이나 하늘이 닫혀 비가 내리지 않고 온 나라에 심한 기근이 들었을 때 이스라엘에는 과부가 많았지만 하느님께서는 엘리야를 그들 가운데 아무에게도 보내시지 않고 다만 시돈 지방 사렙다 마을에 사는 어떤 과부에게만 보내 주셨다.
또 예언자 엘리사 시대에 이스라엘에는 많은 나병 환자가 살고 있었지만 그들은 한 사람도 고쳐 주시지 않고 시리아 사람인 나아만만을 깨끗하게 고쳐 주셨다."
회당에 모였던 사람들은 이 말씀을 듣고는 모두 화가 나서 들고일어나 예수를 동네 밖으로 끌어냈다. 그 동네는 산 위에 있었는데 그들은 예수를 산 벼랑까지 끌고 가서 밀어 떨어뜨렸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한가운데를 지나서 자기의 갈길을 가셨다.





몇 주 전, 어떤 신부님과 그 본당의 사목 회장님이 이곳 성지를 방문하셨습니다. 그때는 올해 중 가장 더운 날이었지요. 그런데 그렇게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에어컨 없이 조그마한 선풍기 한 대로 여름을 보내고 있는 제가 무척이나 안타까웠나 봅니다. 그래서 당장 에어컨을 설치해주겠다는 것입니다.

저는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사실 저 혼자 더위를 감당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성지를 찾아오셔서 미사를 봉헌하시는 분들에게 너무나 죄송했거든요. 냉풍기 2대와 선풍기 1대로 성당을 시원하게 만들기란 정말로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미안한 마음으로 8월의 중순에 들었을 때, 그 신부님과 그 본당의 사목회장님께서 오셔서 그런 약속을 해주셨고요. 정말로 다음날 에어컨이 성당과 사제관에 설치되었습니다.

그러면 그 뒤로 시원하게 미사를 봉헌했을까요? 아닙니다. 여전히 땀을 흘리면서 미사 봉헌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라는 궁금증이 생기시지요? 제가 짠돌이 구두쇠라서 에어컨을 켜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전기료가 걱정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켜지 않은 것은 다름 아닌 이곳 성지에 들어오는 전기 용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랍니다. 들어오는 전기 용량에 비해서 에어컨의 전기 용량은 너무나 큰 것이지요. 따라서 전기를 증설하기 전에는 결코 틀수가 없답니다.

문득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전기 용량이 부족해서 에어컨을 틀지 못하는 성지의 모습처럼, 내 마음의 용량이 부족해서 주님의 그 크신 사랑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물론, 그 사랑을 다른 사람들에게 베풀지도 못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말이지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고향사람들도 마음의 용량이 무척이나 부족했지요.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다는 이유로 예수님을 우습게보고 무시하는 그들의 모습. 그 모습은 바로 자기 마음의 용량이 적다는 것을 공적으로 드러내는 것이지요.

전기 증설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더운 성당에서 시원한 미사를 봉헌할 수 있습니다(전에 제가 미사를 할 수 없어서 미사를 해주셨던 신부님께서는 더워서 기절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긴 제대 쪽에는 선풍기조차 없거든요). 마찬가지로 내 마음의 크기 역시 더 크게 증설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 크신 주님을 우리들 마음에 모실 수가 있으며, 행복이라는 두 글자를 느끼며 살아가는 주님의 제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여름이 가기 전에 전기 증설을 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전기 증설을 하는 김에, 내 마음의 크기 역시 더 넓히도록 증설해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요……. 전기 증설하는 데는 돈이 많이 드는데(1K 증설하는데 15만원입니다), 내 마음을 증설하는 데는 돈이 하나도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노력하면 공짜로 증설된다고 합니다. 공짜라는데 기왕이면 팍팍 넓히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이게 돈 버는 길이라니까요~~~


하루 중 처음 마주치는 사람에게 기분 좋은 웃음, 칭찬 한마디를 건네십시오. 심각한 월요병을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호등에 담긴 사랑(글: 김명호, 그림: 김순금)








댓글 1

  • 2004년 9월 1일 오전 8:30

    예전에...몸이 아주 넉넉하신 신부님께서...더운여름날 땀을 비오듯 쏟아내며 미사봉헌하는데...그날 성체는 좀 짭짤했던거 같으기도하고요...ㅎ사제의 한말씀에 한조각 빵은 성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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