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그 목숨을 구할 것이다.”(루카 9, 23-24).
누구든지 예수님의 뒤를 따르려면 먼저 자기 자신을 ‘버려야’합니다.
9장 23절에서 예수님은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라고 말씀하시기 전에,
왜 먼저 ‘자신을 버려라.’라고 가르치시는지 생각해 봅니다.
‘버리다.’라고 번역된 뜻은 문자 그대로는 “‘아니요.’라고 말하다, 부정하다, 거부하다.”라는 뜻입니다.
하느님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영혼의 자기중심적 성향에 대해 단호하게 우리는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수능시험을 100일 앞둔 아이에게는 신경을 써주지 않고, 무조건 하느님께만 기도했다가
아이가 덜컥 진학을 못했다는 이유로 하느님을 원망한다면, 그것은 하느님을 내 영혼의 중심으로 소유하려는 신앙입니다.
또한, 남편과 아내, 시댁과 처가댁 등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귀 기울이지 않고,
무조건 기도를 통해 그들이 바뀌기만을 기도하는 것도 하느님을 내 멋대로 소유하려고 하는 행동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라는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나의 현실이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럽고 힘이 들어 주저앉고 싶을지라도
가족과 이웃 그리고 내 영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책임과 노력(자신의 십자가)이 뒤따르며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신앙인. 그것이 진정 참다운 신앙인의 모습이 아닐까요?
이같은 모습은 성모님과 예수님을 통해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성모님께서 가브리엘 천사를 통해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루카 1, 38)라며 자신의 뜻보다는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원의 하였고,
주님께서도 겟쎄마니 동산에서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루카 22, 42)하며
당신의 뜻보다는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셨습니다.
자신이 믿는 것(敎)을 따라서 죽는(殉) 사람을 순교자(殉敎者)라고 합니다.
순교자들의 삶 역시 이 땅에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기꺼이 자신의 생명을 내놓으셨던 분들이십니다.
이웃이 밀고하여 심지어는 가족이 밀고하여 관아에 끌려가도, 주님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기꺼이 증거가 되며 신앙인의 모범을 보이셨습니다.
이렇듯 우리도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기꺼이 자기 자신을 내어 놓을 수 있는 신앙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김보성 베드로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