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바람 같은 거야 / 묵연

2005. 11. 23. 오전 6:01:24

글자
 
다 바람 같은 거야.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니?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가을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들을 떨어뜨리듯
덧없는 바람 불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바람일 뿐인 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리
결국 잡히지 않는 게 삶인 걸
애써 무얼 집착하리
다 바람인거야.

그러나 바람 그 자체는 늘 신선하지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 가는 게 좋아.


- 묵연스님 -

댓글 1

  • 2005년 11월 23일 오후 7:02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 가는 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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