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고 가는 길 / 정건우
인연이란 것이 이 길의 끝에서
핏빛으로 스러지는 노을에 잠긴
기다림 인줄 알았네
발끝을 잡아 당기는 기운에 이끌려
오고 가면서
스쳐 지나가는 그대와 나의 어깨
그 틈새에 자리잡는
숨결 인줄 알았네
아아 나는 이제사
그대를 느끼네
길 위에서
숱한 나날을 옮겨 디디던 발 끝에서
뭉클하게 밟혀지던 그대
낙엽 하나 하나가
저마다의 사연으로 속을 끓이던
빛깔이듯
떼이는 걸음마다
수 없이 만나고 헤어지는
너와 나
그 끝없이 망망한 그대 등줄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