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과 절제, 방종과 자유 (사목헌장 17항)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사실 구원(Salvatio, redemptio)과 해방(Liberatio)은 동의어입니다. 다만 구원
은 다소 정적인 개념과 비정치적인 뜻으로 이해되기에 부담이 적은 반면 해방
은 그 동적인 의미와 불의를 거스른 투쟁을 연상케 하는 정치적인 면 때문에 다
소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구원은 바로 해방의 작업입니다. 에집트의
노예살이에서의 해방, 죄에서의 해방, 억압과 착취로부터의 해방, 거짓 문화,
폭력의 악순환에서의 해방, 이 모든 것이 성서가 선포한 하느님의 장엄한 구원
사업인 것입니다. 그런데 해방(Liberatio)과 자유(Libertas)는 어원이 같습니
다. 해방은 과정이고 자유는 해방의 종점, 곧 그 열매를 말합니다. 때문에 구
원, 해방, 자유는 모두 하느님의 은총의 선물입니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첫 조건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사목 헌장 15항, 16항에
서 살펴본 것과 같이 지성, 양심입니다. 그런데 지성의 발휘를 위해 그리고 양
심의 실천을 위해 올바른 터전과 환경이 필수적입니다. 그것이 바로 인간의 자
유입니다.
때문에 자유가 결여된 억압의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그 자체가 비인간적이
며 반구원적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모독하는 행위입니다.
자유의 우월성
자유 그것은 인간의 본질적 가치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자유로운 인간
을 당신의 대화자, 구원의 동반자로 삼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원죄를 지은 아담
과 하와가 하느님께 벌을 받고 낙원에서 쫓겨났지만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자
유를 보장해주셨습니다. 아니, 하느님께서도 인간의 마음을 빼앗으실 수 없으
셨습니다. 자유가 없다면 그는 이미 인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유는 참으로
엄청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때문에 인간은 자유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합니
다. 책임을 진다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모상으로서의 인간의 품위를 지키는 일
이며 구원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자유는 결코 본능에 종속되지 않습니다. 자유란 결코 방종을 뜻하지 않
습니다. 때문에 절제가 꼭 요구됩니다. 자유란 질서와 조화의 미를 추구하기에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 자신과 이웃 그리고 이웃과의 진실한 관계를 형성하
는 능력입니다. 자유의 일그러짐이 곧 방종이며 그것이 모든 조화를 깨는 죄입
니다. 때문에 자유는 죄를 능가하는, 죄를 부수는 인간의 내면적 능력입니다.
인간의 역사, 구원의 역사는 바로 자유를 위한, 자유를 향한 역사압니다. 때문
에 교회 공동체는 성서적 원리를 따라 일체의 독재 체제, 강압과 폭압을 거부합
니다. 개인적 차원에서 또는 국가나 교회 차원에서 강압으로 이루어진 것은 그
자체로 무효임은 바로 이 때문이며 자유를 전제로 할 때에만 인간의 행위로써
공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국가 제도에 의한 자유의 통제가 너무 남용되듯
이 교회, 또는 수도원 그리고 신학교 등에서도 비인간적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
는 것은 너무도 부끄러운 일입니다. 때문에 아직도 우리 교회 문화가 그만큼 미
숙한 것임을 겸허하게 고백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인간은 이웃의 자유를 확인
해줌으로써 하느님께 구원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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