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그 육체와 영혼(사목헌장 14항)

2006. 12. 2. 오전 11: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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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그 육체와 영혼(사목헌장 14항)
사람, 그 육체와 영혼
(사목헌장 14항)

사람은 그 자체로 신비입니다. 아니 우주 만물, 자연이 바로 신비입니다. 사실

자연은 하느님의 반영이며 자연 속에서 우리는 절대자의 위엄을 노래합니다.

그렇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것이 바로 하느님의 작품이며 하느님의 흔적입니

다. 이것이 사물, 또는 물질의 신비입니다.

사람은 도대체 어떤 존재입니까? 이 물음 자체가 또한 신비라고 생각됩니다.

유다의 성서적 전승과 그리스의 사변적 전승은 그 역사 종합 과정에서 사람의

양면성, 곧 육체적 차원과 정신적 차원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람은 육체적 존재이니다. 사람의 몸이 바로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

목헌장은 성속(聖俗) 이원론에 젖어 오랫동안 육체를 경시해왔던 잘못된 경향

을 교정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그 육체적 삶을 천시해서는 안되고 오히려 좋고, 영예를 지니고 있음

을 알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육체는 하느님께 창조되었고, 마지막 날에 부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육체는 부활의 영광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와 같이 그리스도인은 육체의 예찬론자입니다. 육체가 없다면 과연 사람일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불행하게도 사람은 죄를 지음으로써 조화와 균형을 잃고 죄에로의 경향

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사람은 늘 자신에게서 육체적 본능의 유혹을 체

험하게 됩니다. 육체의 역설설이라고나 할까요. 우리는 우리의 몸과 육체를 갖

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이웃을 돕고 있지만 또한 동시에 이 몸과 육체로 하느님

을 거스르고 또 이웃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늘 본능의 제동

이 요구됩니다. 사람이 육체적 본능을 따라 살지 않고 건강한 자세로 살아야 함

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인간의 정신성입니다.


      육체를 넘어선 정신, 몸을 주재하는 영

사실 사람은 육체를 지녔지만 물질 이상의 존재입니다. 아니, 사람은 바로 자신

을 능가하며 늘 자신보다 더 큰 것을 지향하는 창조적 존재입니다. 때문에 시

편 작가는 온 마음과 온몸을 다해 야훼 하느님을 칭송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기도와 칭송이 바로 사람에게는 영광이며 큰 자랑이 됩니다.

사람은 하느님의 걸작입니다. 왜냐하면 육체적 존재에 하느님의 얼이 스며들었

기 때문입니다. 즉 사람은 육체와 영혼의 합일체입니다. 사람이 바로 신인(神

人)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의 예표라고 생각해봅니다.

사실 그리스 철학자들은 어떻게 육체와 영혼의 합일이 가능할까 하고 고뇌했습

니다. 질적으로 서로 다른 두 요소의 합일이 과연 가능한가를 묻고 또 물었습니

다. 그리고 얻은 교훈은 육체와 영혼의 매개로 정신을 손꼽았습니다. 정신은 무

엇입니까? 삶의 힘이라고나 할까요. 생각하고 사랑하고 움직이는 힘, 육체의

역동성을 정신으로 이해했고 이 정신은 어떤 의미에서 육체와 함께한 내재적

가치로 이해했습니다. 때문에 교부들은 이 정신을 매개로 정신은 육체와의 합

일이 가능하고 또한 동시에 하느님을 수용할 수 있기에 하느님의 얼인 영과의

일치가 가능하다고 이해했습니다. 말하자면 육체, 정신, 영의 3분법적인 관계

로 인간을 설명했습니다. 사람은 육체와 정신을 지닌 존재이지만 하느님의 영

을 받아야만 비로소 구원의 완성을 이루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믿음과 세례의

중요성을 강조한 가르침입니다.

어쨌든 정신과 영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지만 우리는 보통 같은 뜻으로 이해하

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혼(anima)과 영(spiritus)을 구별하여 영혼은 인간의 구

성 요소 그리고 영은 하느님의 초월적 힘, 곧 은총의 성령으로 이해했습니다.

우리의 마음, 정신, 영혼은 그 근본이 하느님이기 때문에 늘 하느님께로 향하

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육체적 본능은 쉽게 죄로 이끌리고 있지만 정

신적 가치, 영혼의 진정한 내적 바람은 늘 하느님께로 향한다는 것입니다. 이

내적 추구에 성실할 때 인간은 완성의 단계에 이르며 진리 자체이신 하느님과

하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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