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길
-강영구신부 -
예수님, 저희들은 당신을 스승이요 주님이라고 고백합니다. 제자인 저희들은 스승이신 당신의 삶을 본받고 당신이 걸었던 길을 걸어야 마땅합니다. 당신이 걸었던 그 길이 생명의 길이요 구원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에 처형되시던 전날 밤, 당신은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나를 스승 또는 주라고 부른다. 그것은 사실이니 그렇게 부르는 것이 옳다. 그런데 스승이며 주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너희도 그대로 하라고 본을 보여 준 것이다.”(요한13,13-15) 당신이 노예처럼 자신을 낮추어 제자들 앞에 무릎을 꿇고 그들의 더러운 발을 씻겨주신 것도, 십자가를 지고 죽음의 언덕을 오르신 것도, 십자가 위에서 당신의 모든 것을 버리신 것도 제자인 저희들에게 참 삶의 길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기 위함이었습니다.
당신을 십자가에 매단 사람들은 조롱과 야유를 보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전을 헐고 사흘이며 다시 짓는다던 자야, 네 목숨이나 건져라. 네가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어서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마태27,40) 그러나 당신은 그들의 조롱소리를 못 들은 척, 무력하고 처참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당신은 십자가 죽음 뒤에 있는 부활과 생명 그리고 승리를 똑똑히 보셨고, 그들은 십자가의 죽음만 보았습니다. 자기 慾望을 따르면 눈 앞의 현실만 보게 되고, 하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눈에 보이는 현상 뒤에 숨은 하느님의 손길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신이 걸었던 길이 진리의 길이요 생명의 길이었으며, 모두를 살리는 길이었음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들이 쉽게 그 길을 따르지 못하는 것은 자신에게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하늘의 소리보다 慾望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이 당신을 닮아 자신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성령으로 비추시고 이끌어 주십시오. 오늘도 하늘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자기를 버리는 하루가 되도록 축복하소서.(一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