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해 연중 제 6 주간 목요일/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 조성호 신부님

2007. 2. 16. 오전 9:12:07

글자

다해 연중 제 6 주간 목요일

2007. 2. 15.

토평동

창세 9, 1-13.

마르 8, 27-33.

예수께서 보이신 일이 당시로서는 놀라운 일이었기에 사람들마다 반응이 분분합니다. 자신들이 알고 있는 한에서 최고의 칭호를 그분에게 붙였을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이니 엘리야니 모세니 예레미야니 등등.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마르 8, 27)

예수께서 이렇게 물으셨을 때 제자들은 사람들의 이러한 반응을 전합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의 반응은 안중에도 없으십니다. 그렇다면 왜 물으셨을까? 그 답은 다음에 나오는 질문에서 나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르 8, 29)

우리는 사람들의 반응에 신경을 쓰면서 우리 삶의 매무새를 고치지만, 예수께서는 그런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관심이 없습니다. 당신은 오로지 진리만을 위해 살았고, 아버지만을 바라보고 사람들을 사랑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독선이지 않기 위해서 하늘을 바라보셨고, 뜬구름 잡기가 되지 않기 위해서 사람들을 향해 내어주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제자들의 시선이고, 그분을 따르는 나의 시선입니다. 그것은 당신께서 그들의 시선에 신경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을 따르는 이의 시선이 그들의 삶이 되기 때문입니다.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마르 8, 29)

베드로의 이 고백은 아직 불완전한 것이지만, 삶으로 고백되어져야 하는 것이지만,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는 제자들의 모습에서 본다면 대단하고 놀라운 고백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아직 당신의 때가 되지 않았기에, 그리고 그 고백은 삶으로 영글어야 할 필요성이 있기에, 함구를 명하십니다. 그리고 그 고백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수난과 죽음을 겪어야 함을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은 이러한 스승의 마음을 알고 그분의 뜻을 깨달았어야 합니다.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마르 8, 21)는 스승의 말씀을 더 잘 깨닫기 위해 그분의 말씀에 순응하는 삶을 살았어야 합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스승을 “꼭 붙들고 반박합니다”.(마르 8, 32) 순응해야 하는 신앙인이 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붙들고”(마르 8, 32)라는 단어는 “끌어당기고”라는 뜻인데, 어린 아이 대하듯 할 때 쓰는 말입니다. 즉 엄마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긴다고 할 때 어린이 보육사가 아이를 맡으면 “이리 오렴”하고 끌어당길 때 쓰는 말이죠. 아니면 엄마가 애를 혼낼 때 다른 사람이 있으면 ‘이리 와봐’하고 구석으로 데려가서 혼내는데, 그때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죠.

베드로가 예수를 끌어당겨 한쪽으로 데리고 갑니다(여기서는 ‘모시고’가 아니라 ‘데리고’가 맞는 표현일 것이다). 그리고 꾸짖습니다. 다리를 좀 흔들면서 ‘그게 무슨 말이냐? 당신을 노리는 사람이 예루살렘에 널려 있는데 그리로 간다니 가당한 일이냐? 왜 우리 생각은 안 하느냐? 당신의 메시아 왕국은 어떻게 된 거냐? 철회해라.’ 자신이 믿고 따르던 분을, 하느님의 아들을 감히! 누르려 하다니!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마르 8, 32)

내게서 물러가라는 말은 내 뒤로 물러나라는 말입니다. 앞에 서서 자신의 뜻을 이야기 하지 말고 당신의 뒤에 서서 당신의 뒤를 따르라는 말이죠. 이 말을 예수께서는 돌아서서 제자들을 둘러보시며 하십니다. 제자들의 마음도 베드로와 같을 것이니 그들의 마음을 함께 돌려놓는 것입니다. 너희들도 잘 들으라는 것이죠.

사람의 일을 생각하면 이렇고 저렇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일이 사람의 뜻에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신앙인 아닙니까? 내 뜻대로 할 거면 믿음이 필요하겠습니까? 하느님께서 보여주시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그것이 내 뜻과 맞지 않더라도 따를 수 있는 것, 그것이 신앙입니다.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강론 묵상 모음집

목록 전체보기 →
<연중 제6주간 금요일>하느님의 계명을 낙으로 삼는 이는 복되도다- 이기양 신부님07.02.16조회 31연중 제6주간 금요일 /지난 여름의 사건 - 김윤복 신부님07.02.16조회 30다해 연중 제 6 주간 목요일/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 조성호 신부님07.02.16조회 312007.02.16 /연중 제6주간 금요일 /뿔과 뿔 사이에 틈이 있다 - 한창현 신부님07.02.16조회 30선생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 - 김영태 신부님 / 2007.02.1607.02.16조회 302006.2.16.금/선택 - 이정호 신부님07.02.16조회 302007년 2월 16일 연중 제 6주간 금요일(다해)/교만07.02.16조회 31연중 제6주간 금요일 1 2007년 2월 16일 / 제 십자가 - 이승주 신부님07.02.16조회 30연중 제6주간 금요일 2007/2/16 /나는 없다 - 김홍일 신부님07.02.16조회 312007.02.15 /[강론]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다[이회진신부님]07.02.16조회 302007.02.15 /[강론] 예수님과 연상의 여인[행복지기수녀님]07.02.16조회 312007.02.15 /[강론] 위선자[최기산 주교님]07.02.16조회 30[강론] 사람의 아들은 반드시 많은 고난을 겪어야 한다[문호영신부님] 2007.02.1507.02.16조회 302007.02.15 /[강론] 사랑의 터치[이수철신부님]07.02.16조회 30[강론] 베드로의 남은 숙제[박상대신부님]2007.02.1507.02.16조회 302007.02.15 /[강론] 화두[이찬홍신부님]07.02.16조회 30[강론]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강영구신부님]2007.02.1507.02.16조회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