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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6주간 금요일 2007/2/16
나는 무엇을 목숨처럼 여기고 살아가는 것일까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재산을 얻을 가능성도 없고 지킬 재산도 없으니 재산은 내게 별 관심의 대상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위 또한 강력한 카리스마나 정치력을 가진 것도 아니니 가능성도 없습니다. 자녀도 없으니 그도 아닌 것 같습니다. 가지고 있는 것 중에도 소유를 고집할 만큼 값진 것도 없으니 그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면 명예인가 생각이 여기에 미치니 부정할 자신이 없습니다. 내게 명예로운 사제가 되고 싶은 욕심은 남다른 것 같습니다. 그러니 명예로운 사제가 되기 위한, 명예로운 사제처럼 보이기 위한 이러저러한 노력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자신이 없습니다.
그쯤이야 한 사람의 사제로서 가질 수 있는 꿈이나 유혹이 아닐까 스스로 위로도 해보지만 다른 한편으로 그 때문에 내가 당할 시험이 얼마나 클지 생각하면 아찔해집니다. 이미 그로 인하여 많은 죄를 지었고 앞으로도 그럴 위험이 크리라고 생각합니다. 십 년, 이십 년 후 명예로운 사제가 되기 위해 모든 노력을 하고 있는 내가 도달할 모습과 예수님과 복음을 위하여 그조차도 버리고 하느님 사랑에 머무르기 위하여 노력을 기울인 내가 도달할 또 다른 모습을 상상할 때, 그 차이가 얼마나 클까 하는 생각이 가슴과 머리를 칩니다.
나는 휴대전화에 남들 하듯이 내 이름을 새겨두었습니다. 한 동료 신부님은 이름 대신 ‘나는 없다’는 글자를 새겨놓은 것이 기억납니다. 목숨처럼 획득하고 지켜야 할 자신을 버릴 때만 채워지는 생명과 은총을 얻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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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6주간 금요일 2007/2/16 /나는 없다 - 김홍일 신부님
2007. 2. 16. 오전 9: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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