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탄생과 인간 탄생의 신비 - 하성호 신부님 /2007.02.07

2007. 2. 7. 오전 8:11:09

글자

연중 제5주간 화요일(창세 1,20-2,4/ 마르 7,1-13)

오늘 독서는 인간 창조에 관한 내용을 들려줍니다. 이 세상에 생명이 시작되고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과히 신비입니다. 인간이 사고를 시작한 이래 생명의 탄생과 인간 탄생의 신비를 밝히려고 무진장 노력을 하였습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동아시아 사상은 주로 기(氣)의 작용으로 설명을 합니다. 우주에 기가 가득한데 그 기 가운데 좋은 기가 뭉쳐 생명체가 나타나고, 기가 쇠약해져 흩어져 죽음이 온다고 설명합니다. 우연히 일어나는 작용으로 보았지, 생명을 둘러싼 절대자 신의 역할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창조주이신 하느님께서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그 창조물들에게 질서를 주셨음을 믿습니다. 어제 앞산을 올라갔습니다. 초로에 들어선 두 분이 바위 위에서 휴식을 취하시면서 계절의 변화의 신비로움을 얘기하고 계셨습니다. 벌써 진달래가 봄기운을 맡아 꽃망울이 물을 빨아 당기고 있음을 얘기하고 계셨습니다. 두 분의 대화가 귀에 한참을 맴돌았습니다. 우리가 보는 자연의 신비, 생명의 신비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다는 생각을 새삼 하였습니다. 생명의 신비는 무서울 만큼 참으로 위대합니다.

창세기의 저자가 생명의 기원을 철저히 하느님께 두려고 하는 그 마음을 헤아려봤습니다. 당시 근동지방의 거대한 사상은 인간의 탄생을 신들의 싸움의 부산물로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신들이 싸우다가 우연히 어떤 신이 괭이로 땅을 파니 거기에서 인간이 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연히 태어난 하찮은 존재로 설명을 하였습니다. 그에 비해 창세기 저자는 하느님께서 창조의 꽃으로 인간을 창조하셨는데, 그 모습도 바로 하느님 당신을 닮았다고 외칩니다. 우리 존재가 하느님께 그 뿌리를 박고 있다는 창세기 저자의 믿음은 인간의 존엄성을 신적 세계로까지 끌어 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이 하느님의 대리자로 이 자연의 세계를 통치하는 권한까지 주셨습니다. 인간에게 하느님께서 창조질서의 관리를 맡기셨다는 믿음도 대단한 믿음입니다.

창조질서가 움직이는 신비를 가만히 바라보십시오. 하느님의 생명의 신비와 돌보시는 손길이 하나의 거대한 자동 시스템처럼 움직입니다. 진달래 꽃망울이 물을 머금는 것도, 인간이 수태되는 것도 모두 창조질서와 창조보존의 거대한 법칙 속에서 신비처럼 움직입니다. 이런 신비 속에 우리를 이 세상에 은총의 선물로 보내주심에 거저 감사를 드릴 뿐입니다. 오늘 하루는 생명의 신비에 대해 많이 묵상하고, 창조질서와 창조보존의 협력자로서 우리의 소임에 대해서도 성찰을 하여야 하겠습니다. 창조보존의 협력자인 인간이 그 어떤 창조물보다 더 많이 창조질서를 파괴하고 있음을 각성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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