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김병로신부님] 2007.02.06

2007. 2. 6. 오전 10:48:45

글자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김병로 신부(예수회)-

 

◆오늘 복음은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식사를 하는 것을 본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 몇 사람이 예수께 “어째서 선생님의 제자들은 조상들의 전통을 따르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에 답변을 하시는 내용이다. 오늘 복음에 나오듯 모든 유다인들은 반드시 손을 씻고 음식을 먹었으며, 더욱이 장터와 같이 사람이 많은 곳에서 집으로 돌와왔을 때는 몸까지 씻고 음식을 먹을 정도로 청결을 중히 여겼다. 그렇기에 그들에게는 청결의식이 하느님의 계명만큼이나 소중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 소중한 청결의식을 하느님의 계명 반열에 올려놓는 우를 범하고 만다. 이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하느님을 헛되이 섬기고 있다”는 이사야서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너희는 하느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고 있다”고 나무라신다. 그러면서 그들이 어떻게 교묘하게 하느님의 계명을 저버리는지를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이신다.
우리 삶에서도 이러한 모습들을 볼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가 정한 관습·규정·문화에 천착하여 그것에 순응하지 않는 이들을 마음속에서 몰아낸다. 그런 우리는 그 누구보다도 냉혹하며 관대하지 않은 존재로 남아 있지 않은가? 바로 하느님 사랑의 계명이 필요한 그 시점과 장소와 상황에서 우리는 철저히 하느님의 말씀을 폐기하고 우리가 세운 전통에 집착하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인내하고 기다리는 것에서 하느님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망각한 채 말이다. 더욱이 청결의식도 지키지 않는 이들이 어떻게 하느님의 계명을 지킬 수 있겠는가라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의 생각이 그대로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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