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7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복음으로 거듭난 광야의 은수자- 이기양 신부님

2007. 1. 17. 오후 2: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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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7일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         복음으로 거듭난 광야의 은수자

  

    “수사님, 독서(讀書)에서 오는 위로 없이 어떻게 견디어 낼 수 있습니까?”
   하루는 한 철학자가 안토니오 성인을 찾아와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성인은 웃으며 대답하였습니다.
    “철학자님, 자연이 바로 책입니다. 나는 자연을 바라보며 하느님의 글들을 읽습니다.”
   오늘 기념일을 지내는 안토니오 성인은 글을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이를 안 사람들이 수시로 조롱하는 말을 건네었으나 성인은 흔들림 없이 수도자로서의 당신의 길을 꿋꿋이 가셨습니다.

   ‘수도자들의 아버지’, ‘사막의 성인’ 등으로 불리우는 안토니오 성인은 251년 이집트 중부 코마나의 한 부유한 그리스도교 가정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열심한 신앙생활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스무 살에 양친을 잃은 후 성인은 어린 여동생을 돌보며 많은 재산을 관리해야 했습니다. 평범한 부자 청년이었던 안토니오의 삶을 바꾸어 놓았던 것은 복음 말씀, 그 중에서도 특히 예수님과 부자 청년과의 대화 장면이었습니다. 성인은 예수님께서 부자 청년에게 하신 말씀이 곧 자기를 향하여 하신 말씀이라고 깊이 이해하였던 것입니다.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태19,21)

   결국 성인은 많은 재산을 모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여동생은 친척에게 맡기고는 참회와 청빈의 삶을 살기로 마음먹습니다. 그 후 인근 한적한 곳에서 어느 정도 덕을 닦고 난 안토니오는 외부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하여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빈 무덤 동굴로 거처를 옮겨 십 오 년 동안 기도와 금육 생활을 엄격하게 수행합니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의 적대자 악마가 으르렁거리는 사자처럼 누구를 삼킬까 하고 찾아 돌아다닙니다.”(1베드5,8)는 성경 말씀처럼 성인은 많은 유혹에 시달렸지요. 그러면 그럴수록 성인은 더욱 기도와 금욕 생활에 전념하여 유혹과 시련을 하느님께 나아가는 성숙의 계기로 승화시킵니다. 안토니오 성인의 감탄할만한 생활이 사방에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그를 따라 살았습니다. 특히 수도 생활에 희망을 품은 청년들이 몰려들었지요. 성인은 이들의 청을 받아들여 그들의 영적 지도자가 되기도 합니다. 곧 초기 수도 생활이 시작된 것이지요.

   311년 막시미아노 황제가 그리스도교를 박해하기 시작하자 안토니오는 산을 내려가 악렉산드리아에 가서 공공연히 설교를 하며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신앙을 북돋아주고 박해가 끝나자 다시 사막으로 돌아가 은수자 생활을 계속하였습니다.
   그 후 이집트 나일강 끝에 자리한 피스피르 산에 들어간 성인은 약 20년 동안 사람을 만나지 않은 채 빈 성채에서 수도 생활을 계속합니다. 그의 뛰어난 성덕과 수많은 기적에 관한 소문이 퍼지면서 제자가 되기를 청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은수자들의 집단이 여기저기에 생겨나게 됩니다. 이들은 각자 움막에 거처하다가 주일이나 축일에 성체성사를 거행하고 영적인 스승 안토니오에게서 지도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안토니오는 하느님과 일치하는 더 충실한 삶을 위해 홍해 근처에 있는 콜짐이라는 높은 산으로 은둔소를 정하고 더욱 기도와 수덕 생활에만 전념하였습니다. 훗날 이곳은 홍해의 ‘성 안토니오 수도원’, 혹은 ‘안토니오의 산’으로 불렸으며 여기에서 안토니오의 제자들이 안토니오의 서한들을 작성하였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특히 성인은 당시 득세하던 아리우스 이단과 맞서 정통 교리를 수호하기 위해 은둔지를 떠나 알렉산드리아로 움직이기도 하는데 투쟁 중에도 기도와 단식을 멈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365년 105세의 나이로 돌아가시자 성인을 따르려는 수도자와 일반인들이 5천명 이상 장지로 모여들었다고 전해집니다

   안토니오 성인은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은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기보다는 자신의 이기적인 삶을 위해 세상적인 욕망만을 추구하며 살아갑니다.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기에 그 끝 모를 욕망의 추구 앞에서 깊은 갈증과 불만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지요. 그 결과 서로가 서로를 원망하며 지옥 속에 살아갑니다. 그래서 어떠한 시대보다도 풍요롭고 부유하지만 그 어떤 시대보다 외롭고 힘든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온 땅에 원수들이 쳐 놓은 올가미들이 있는 것을 본다. 나는 한숨을 내어 쉬며 중얼거렸다. ‘누가 이들을 피해 갈 수 있겠는가?’ 그 때 내 귀에 한 음성이 들려왔다. ‘오직 겸손뿐이다.’”
   성 안토니오 아빠스의 가르침입니다. 성인은 하느님의 말씀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었고 유혹과 시련을 넘어 참 행복에로 가는 길을 아는 사람이었지요. 인간은 욕망의 추구를 통해서는 만족할 수 없습니다. 정신적이고 영적인 존재인 인간은 아오스딩 성인의 말씀대로 “하느님 안에 쉬기까지는 불안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세상과 육신의 욕망을 절제하고 철저하게 하느님 안에서 살아감으로써 참된 평화와 충만한 삶을 이루어낸 안토니오 성인의 삶을 깊이 묵상하고 본받는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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