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구신부(2004-01-20)-
어느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다. 그때 함께 가던 제자들이 밀 이삭을 자르기 시작하자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예수께 “보십시오. 왜 저 사람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습니까?”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은 아니다.”(마르코 2,23-24.27)
성령으로 도유되시어 묶인 사람들에게 해방을 알려주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자유를 주며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신(루가4,18-19;이사야61,1-2) 예수님은 찬미 받으소서.
예수님, 우리를 온갖 사슬에서 풀어주시는 당신은 저희들의 희망이요 기쁨입니다.
인간이 함께 살아가는 데는 법과 규칙이 있어야 마땅합니다. 인간은 욕망 덩어리입니다. 욕망은 폭발하는 에너지입니다. 그냥 내 버려두면 무절제하게 폭발하는 욕망에 지배당하고 욕망의 늪에 빠져 다함께 망합니다.
율법과 계명은 그릇입니다. 출렁거리는 욕망을 담는 그릇입니다. 율법과 계명의 그릇 속에서 비로소 출렁거리는 욕망은 잠잠해지고 에너지 분출의 방향을 바로 잡습니다.
예수님, 당신은 저희들에게 두 가지 큰 그릇을 마련해주셨습니다. 모든 것을 다 하여 하느님을 사랑하는 그릇과 이웃을 자기 몸 같이 사랑하는 그릇(루가10,25-28)이 바로 그것입니다. 여기에 사는 길이 있으니 그대로 실천하라 하셨습니다.(루가10,28)
옛날이나 지금이나 권력을 쥔 자들, 그 권력이 정치적인 권력이든 종교적인 권력이든 권력을 쥔 자들은 온갖 규율과 규칙을 만들고 그 규율과 규칙 속에 사람들을 가두어 놓기를 좋아합니다. 사람들이 규율과 규칙의 노예가 되면, 자기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을 쉽게 몰고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당신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계명과 사람을 사랑하는 계명 말고는 모두 파기하셨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을 율법과 규칙의 사슬에서 풀어주셨습니다. 안식일은 하느님을 섬기고 사람들을 사랑하기 위해서 있는 날입니다. 안식일 계명은 사람을 배고프게 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안식일 본래의 의미를 되찾아 주신 예수님, 당신은 안식일의 주인이십니다. 오늘 저희들도 하느님을 섬기고 형제들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一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