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 2007.1.17.수/화, 제대로 내기 - 이중섭 신부님

2007. 1. 17. 오후 2:04:52

글자

성 안토니오 아빠스 기념일        2007.1.17.수

 

마르코 복음 3장 1-6절
그분께서는 노기를 띠시고 그들을 둘러보셨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화, 제대로 내기     이중섭 신부님
오늘 복음은 안식일 논쟁입니다. 예수님은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한지 아닌지를 두고 유다인들과 논쟁하셨습니다.
대답은 분명하므로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노기를 띠고
그들을 둘러보신 다음,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주셨습니다.
이 대목을 보며, 예수님은 화를 제대로 내신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사람이 적대적인 세상에서 자신을 방어하려면 어느 정도
분노의 감정을 느껴야 하므로 화를 낼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화를 내면서 죄의식에 시달리며 살아갑니다.
<화, 제대로 내기>의 저자 버트 게찌는 화는 근본적으로 좋은 감정이며,
적절하게 다루고 표현할 수만 있다면 덕목이 될 수 있다고 역설합니다.
그는 화를 진정시키는 3단계를 이렇게 말합니다. 첫째, 억누르지 마라(화를 내라).
둘째, 올바르게 표현하라(죄를 짓지 마라). 셋째, 빨리 안정시켜라(해질 때까지
화를 풀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화라는 감정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이 될 수도 있고
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화를 제대로 내야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미안
그날 하루 종일 나는 친구와 몇 번의 전화 통화를 하면서 싸움 아닌 싸움을
하고 있었다. 평소 화를 잘 내지 않는 그 친구도 그날 따라 언짢은
목소리로 나를 대했고, 난 오히려 그런 그가 이해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정작 화가 난 사람은
나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종종 부딪치는 이유는 늘 같은 문제였고 주로 내가 화를 내는
입장이었다. 물론 그 친구가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조금만 마음을 쓴다면 일어날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그날 친구가
건넨 한마디에 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똑같은 문제로 내가 화내는 게
자신도 속상하지만, 내가 그걸 그냥 대수롭지 않게 관대한 마음으로 넘어가줄 수
없느냐는 거였다. 자신은 나한테 마음 상하는 일이 있어도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간다면서…. 그 말을 듣고 뜨끔했다. 난 그 친구에게 아무런 잘못도
없는 완벽한 사람인양 행동하면서 그가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른 양 지적하고
있었던 거였다. 사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그가 특별히 잘못한 건 없다.
나의 마음이 완고해져서 1을 1로 못 받아들이고 2로 받아들여서 생긴 문제이니까
(생각이 너무 많은 탓에 모든 문제를 부풀려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미안해진다. 그래도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 언짢거나 화나는 일이 있으면 싸웠어도 그날에 다 풀어버린다.
그날 저녁 나는 속좁은 나를 이해해달라며 그 친구에게 화해의 손을 내밀었고,
우리는 서로 미안하다는 말을 연거푸 반복하며 마음을 풀었다.
박소영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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