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소중한 상징.[까만 사제]

2006. 11. 2. 오전 10:47:03

글자
“성당 다니시나 봐요.”
“어떻게 아시지요.”
“식사 하시기전에 성호를 받치시는 모습을 보니까?”
“저도 성당에 다닙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식당에서 식사할 때 성호경을 바치면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듣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하다 보면 저의 신분을 밝히게 되고, 그러다 보면 가끔 대어(大漁)를 낚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어(大漁)는 아주 오랜 기간 냉담했던 분들을 만날 때 그런 표현을 쓰기도 합니다. 식사를 다 마치고나면 식사비용을 좀 깍아 주기도 하고 그러니 특히 밖에서 식사 할 때는 성호경을 정성스럽게 해야 되겠습니다. 아무튼 성호경은 가톨릭 신자들을 상징하는 아주 소중한 표현입니다. 잘 모르는 분들은 성당 다니는 사람들은 음식전에는 꼭 파리를 쫒는다는 오해를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겉으로 들어나는 아주 소중한 상징은 그 내용이 더욱 우리에게 힘을 줍니다. 성호경에 담긴 내용은 늘 너를 지극히 사랑하겠다는 주님의 사랑이 담겨져 있습니다.

“하느님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보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여 주셨다.”(요한3,16)

성호경에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은 우리의 조건을 묻지 않으시고, 극진히 사랑하신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당신의 가장 소중한 아들을 우리에게 내어 주셨습니다. 아버지가 어떤 분이신지를 잘 알려 주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은총의 표지가 되어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시는 거울이 되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삶의 이정표가 되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또한 주님은 우리를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 해주십니다. 그 일은 성령께서 맡아 주십니다. 영원한 생명은 내세의 죽음 뒤에 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삶에서 일치의 열매를 통해서 실현됩니다. 수없이 많은 갈등 요인을 지니고 있는 우리에게 갈림 없는 마음과 정신으로 올바른 선택을 하게 해주십니다.

저의 아버님은 매우 엄한 분이셨습니다. 적어도 신앙생활에 있어서는. 아버님께서 많은 신앙서적들을 저에게 남겨 주셨는데 아직도 먼지 묻은 몇 가지 옛 교리서는 주님 품에 드신 아버님을 생각하게 해줍니다. 어떤 때는 강하게, 어떤 부드럽게, 신앙을 지닐 수 있도록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사랑이 오늘 제가 사제직을 수행하는데 큰 힘이 됩니다. 아마 천국에서도 이 못난 자식을 위해 정성을 다하여 전구해주시리라 믿습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신비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우리 부모님의 사랑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기꺼이 자신을 자식들에게 내어 주셨고, 생전에는 함께하는 신앙생활을 모범을 보여 주셨고, 사후에는 남긴 여러 가지 책을 통해 그 사랑의 향기를 품어 주셨습니다. 어디서든지 언제든지 성호경을 바치면서 그런 주님이 계신다는 사실을 믿고 우리는 힘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랑으로 모든 시련을 견디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랑으로 올바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 사랑으로 이웃과 세상에 평화의 향기를 품어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단죄하시려는 아니라 아들을 시켜 구원하시려는 것이다.”(요한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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