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 좀 돌려 주세요.[까만 사제]

2006. 11. 2. 오전 10:47:27

글자


"신부님, 제 남편 좀 돌려 주세요.”
“평일에는 직장 생활 해야지요. 그리고 주말에는 성당에 와야지요.”
“건강도 걱정되고, 그래도 주말이면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아쉽습니다.”

어느 자매님의 행복한 푸념입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세례 받고 오랜 냉담 기간을 갖었던 신랑이, 이제는 성당에 푹 빠져서 평일이든 주말이든 성당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하니까,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부족했나 봅니다.

“그럼 다시 기도 할까요. 형제님이 성당에서 벗어나게 해 달라고..”
“그래도 다른 곳에서 노는 것보다 성당에서 지내는 것이 더 낫지요.”
“그럼, 아예 주말이면 가족 모두가 성당에 와서 지내세요.”

이런 저런 행복한 고민을 주고 받으면서, 무엇이 이 형제님을 바뀌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긴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형제님은 긴 냉담기간 동안 그것이 얼마나 자신과 가족들을 어둡게 만들었는지를 깨닫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온 신앙생활이 얼마나 자신과 가족과 그리고 이웃들을 생명력이 있게 만들었는지를 깊이 느꼈을 것입니다. 신앙생활은 나를 사랑하시고 세상을 사랑으로 창조하신 주님의 생명으로의 초대에 응답하는 생활입니다.

성체와 성혈은 바로 아무것도 아닌 바로 나를 당신 생명에로 초대 해주시는 사랑의 실재입니다. 성체성사는 신앙생활의 원천이라고 흔히 말하는 것도 바로 이점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성체성사에서 들어나는 생명으로의 초대에 응답할 때 우리는 생명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아마 그 형제님도 이런 사실을 마음부터 느끼고 깨닫았기에 다시 신앙생활에 정성을 다하고 계시시라 믿습니다. 매 미사에 참석해서 우리는 주님의 생명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 안에서 힘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교회는 신자로서 지켜야 의무 중에 주일이나 대축일에 미사에 참석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누구든지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곧 나의 살이다. 세상은 그것으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요한6,51)

성체성사를 통해 사랑이신 주님은 아무것도 아닌 우리를 당신 생명으로 초대해 주십니다. 감히 우리는 그 주님을 먹게 됩니다. 주님을 먹는다는 사실, 말은 쉽지만 그 안에 엄청난 은총이 담겨져 있습니다. 생명의 원리가 담겨져 있습니다. 주님이 먼저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신다는 사실입니다. “자 너희는 받아 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바로 당신의 몸! 이 얼마나 적극적인 사랑인지 모릅니다. 누가 자신을 그리 쉽게 내어 줄 수 있습니까?

주님을 떠난 세상의 원리는 먼저 내 몸이 아니라, 먼저 네가 나를 위해 희생할 것을 바랍니다. 세상의 원리는 내 몸이 아니라 네 몸입니다. 그런 세상의 원리는 나와 가족과 이웃들을 손익계산의 상대로 대하게 됩니다. 그런 관계는 폭력과 지배와 소유로 나타날 수 밖에 없고, 그 결과는 어두움과 죽음입니다. 성체성사안에 생명의 관계는 그와는 정 반대입니다. 네 몸이 아니라, 내 몸을 먼저 내어 주어야 합니다. 조건없이 내어 줌으로서 오히려 내가 손해보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는 나와 주변 모든 이에게 평화와 사랑을 갖어다 줍니다. 그것이 바로 성체와 성혈에 담겨진 생명의 원리입니다. 이 원리는 신앙생활의 기본 구조입니다. 성체를 먹는다는 것은 그 원리대로 산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그것이 바로 신앙생활의 힘이 됩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 내가 아버지의 힘으로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은 나의 힘으로 살 것이다.”(요한6,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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