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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은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를 두고 논쟁을 벌입니다. 일종의 권력 투쟁입니다. 제자들의 권력 투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주님께서는 그들의 속셈을 모르고 계시지 않습니다. 쥐꼬리만 한 권력이라도 탐하고 보자는 것이 인간 사회의 모습이고, 또한 공동체 안의 실상이기도 합니다.
주님께서는 어린이 하나를 곁에 세우시고 “누구든지 이 어린이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어린이는 혼자의 힘으로는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나약하고 보잘것없는 사람입니다.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지요. 주님께서는 또 말씀하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 주님의 이 말씀을 알아들으려면, 사회적 통념과 자신의 사고방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주님의 공동체 안에서는 모두가 평등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저마다 ‘내로라’하며 행세하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공동체의 가족들은 이러한 속물적인 생각들을 과감히 털어 버려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을 따라나설 수 있습니다. 지금의 현실은 모두가 다 “예.”라고 할 때, 과감히 “아니요.” 할 수 있는 신앙적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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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지 마라
1930년대 미국은 메카시즘의 광풍이 몰아치고, 빈민의 삶이 처참했던 시기였습니다. 이 무렵 무신론적 사회주의자이며 여성운동가, 반전평화운동가였던 도로시 데이는 「가톨릭 노동자」 신문을 발간하고, 노숙인을 돌보는 시설을 운영했습니다.
당시 데이의 활동이 지나치게 급진적이고 사회주의적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교회 산하 신문도 시설도 아닌데 가톨릭이라는 이름 (브랜드) 을 쓰는 것은 그의 좌파 성향을 위장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비판하면서 신문과 시설 이름에서 가톨릭 명칭을 빼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글을 통하여 열정적으로 고통 받고 소외된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사회가 더 정의롭게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그녀의 삶이 소외되고 고통 받는 노숙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사랑과 정성으로 돌보는데 감명 받은 교회는 가톨릭이란 명칭을 사용하도록 허용합니다.
교회는, 예수님을 사칭하며 마귀를 쫓아내는 사람을 제자들이 못 하게 막으려 했을 때, “막지 마라.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 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한 것이지요.
교회의 넒은 아량에 깊이 감명 받은 데이의 신앙은 더욱더 깊어져 ‘미국의 마더 데레사’ 로 존경받고, 지난 백 년 동안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톨릭 신자’ 로 꼽히는 사회선교사가 되었습니다. 데이를 가난한 사람의 아픔 속으로 인도하여 우리 사회를 좀 더 정의로운 사회로 이끄는 데 기여하도록 한 것은, 자신을 사칭하는 사람조차 막지 말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에 맞는 일이었습니다.
류정순(한국빈곤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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