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8일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복음

2010. 9. 18. 오전 7:24:30

글자
복음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말씀을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

♣ 루카 복음 8,4-15
 
그때에
4 많은 군중이 모이고, 또 각 고을에서 온 사람들이 다가오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셨다.
5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그가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은 길에 떨어져 발에 짓밟히기도 하고, 하늘의 새들이 먹어 버리기도 하였다.
6 어떤 것은 바위에 떨어져, 싹이 자라기는 하였지만, 물기가 없어 말라 버렸다.
7 또 어떤 것은 가시덤불 한가운데로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함께 자라면서 숨을 막아 버렸다.
8 그러나 어떤 것은 좋은 땅에 떨어져, 자라나서 백 배의 열매를 맺었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하고 외치셨다.
9 제자들이 예수님께 그 비유의 뜻을 묻자,
10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에게는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비유로만 말하였으니, ‘저들이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11 그 비유의 뜻은 이러하다. 씨는 하느님의 말씀이다.
12 길에 떨어진 것들은, 말씀을 듣기는 하였지만, 악마가 와서 그 말씀을 마음에서 앗아 가 버리기 때문에 믿지 못하여 구원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13 바위에 떨어진 것들은, 들을 때에는 그 말씀을 기쁘게 받아들이지만 뿌리가 없어, 한때는 믿다가 시련의 때가 오면 떨어져 나가는 사람들이다.
14 가시덤불에 떨어진 것은, 말씀을 듣기는 하였지만, 살아가면서 인생의 걱정과 재물과 쾌락에 숨이 막혀 열매를 제대로 맺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15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
오늘의 묵상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두말할 나위 없이, 씨 뿌리는 사람은 바로 주님이시며, 씨는 당신의 말씀이고, 그 말씀을 받아들이는 밭은 우리입니다. 제자들이 이 비유를 잘 이해하지 못하자, 주님께서는 따로 설명을 해 주십니다.

씨앗을 받아들이는 밭은 세 부류입니다. 첫째 부류는 길바닥에 떨어져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짓밟히기도 하고, 새들이 먹어 버리기도 합니다. 시련이 닥치면 쉽게 주저앉아 버리는 사람들입니다. 둘째 부류는 바위나 가시덤불에 떨어져 물기가 없어 메말라 버리거나, 자라면서 가시덤불에 가로막혀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합니다.
 
세상의 재물과 쾌락이나 걱정 등에 얽혀 삶 자체가 복잡해져서 주님을 잊어버리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러나 셋째 부류는 좋은 땅에 떨어져 많은 열매를 맺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의 마음 상태는 어디에 속해 있습니까? 물론 좋은 땅이어야 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잘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사람은, 세상의 어떠한 시련이나 유혹이 닥쳐도 거뜬히 물리치고 일어설 수 있습니다.
 
*     *     *     *     *
 
열매를 맺지 못하는 이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계획을 세웁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물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이끄시겠지만,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잘했는데도 결과는 저에게 실망과 좌절만 안겨줄 때도 있습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기도가 부족했나 ?’, ‘정성이 부족했나 ?’ 가끔은 그 탓을 밖에서 찾아보기도 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결국 다시 제 안에서 문제의 답을 찾아갑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두려움’ 입니다.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상처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입니다. 이것이 자신감을 잃게 하고 온갖 것을 걱정하도록 저를 부추깁니다.
저는 어릴 때보다 지금이 더 순수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제가 피정 지도를 하면 수입이 얼마나 있었는지 궁금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마다 피정의 집 운영에 관심을 갖는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하지만 마음 한구석은 역시 순수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양심의 가책을 받습니다. 그리고 힘이 들면 나를 기분 좋게 하고 흥미를 자극하는 오락거리를 통해 잠시나마 기분전환을 합니다. 하지만 그것들은 순간적일 뿐입니다. 끝나면 아쉽고, 아쉬워서 더 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그런 제 모습이 불쌍하게 느껴집니다. 생각해 보면 저를 숨 막히게 한 온갖 걱정과 재물, 쾌락을 허락한 것은 바로 저였습니다. 제가 저를 좀 더 자유롭게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동욱 부제(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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