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1일 연중 제23주간 토요일 목음

2010. 9. 10. 오전 10:12:57

글자
복음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주님, 주님!’ 하고 부르면서, 내가 말하는 것은 실행하지 않느냐?>

♣ 루카 복음 6,43-49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43 “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지 않는다. 또 나쁜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

44 나무는 모두 그 열매를 보면 안다. 가시나무에서 무화과를 따지 못하고, 가시덤불에서 포도를 거두어들이지 못한다.
45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
46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주님, 주님!’ 하고 부르면서, 내가 말하는 것은 실행하지 않느냐?

47 나에게 와서 내 말을 듣고 그것을 실행하는 이가 어떤 사람과 같은지, 너희에게 보여 주겠다.

48 그는 땅을 깊이 파서 반석 위에 기초를 놓고 집을 짓는 사람과 같다. 홍수가 나서 강물이 집에 들이닥쳐도, 그 집은 잘 지어졌기 때문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49 그러나 내 말을 듣고도 실행하지 않는 자는, 기초도 없이 맨땅에 집을 지은 사람과 같다. 강물이 들이닥치자 그 집은 곧 무너져 버렸다. 그 집은 완전히 허물어져 버렸다.”

오늘의 묵상
참된 그리스도인은 결코 헛된 우상을 좇아가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주님이신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을 나누어 먹고 마시는 사람들입니다. 거룩한 잔은 그리스도의 피에 동참하는 것이며, 우리가 받아 모시는 빵은 그리스도의 몸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룹니다.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우리는 좋은 열매를 맺는 좋은 나무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아야 하는 형제자매들입니다.

그러나 만일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시면서도 주님의 뜻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환난이 닥치면 곧 무너져 버리는 모래 위의 집과 같아질 것입니다. 주님 안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면, 우리는 결코 성체성사이신 주님의 사랑 안에 머물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이 땅에서 주님의 복음 때문에 순교하신 신앙 선조들의 순교 정신을 되새겨 보아야 합니다.
 
*     *     *     *     *
 
마음먹은 대로 안 되는 게 마음
 
수도원에서 공동생활을 하다 보면 정말 다양한 체험을 합니다. 어떤 때는 마음에 세상과 형제들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넘쳐흘러 마치 내가 성인군자가 된 듯한 착각을 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대체 내가 저런 놈하고 왜 같이 살아야 하지 ?’ 라고 분개할 만큼 감정이 대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양이 부족한 탓인지 저는 많은 날을 형제들과 부딪치면서 살아갑니다. 여러 사건 ( ?) 을 떠올려 보면, 거의 대부분 저의 실수나 잘못으로 시작된 것인데 그중 가장 많은 것이 바로 말실수입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말을 조심하자’, ‘듣는 사람을 배려하면서 말하자.’ 하고 다짐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 일쑤입니다.
늘 실수하고 반성하기를 반복하면서 저는 ‘정말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이 바로 사람의 마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형제를 배려하려고 마음먹어도 이미 미워하는 마음이 내 안에 자리하고 있었고, 나 스스로를 개선하려고 마음먹어도 이미 습관이 되어버린 이기적인 마음이 방해를 놓았습니다. 그 마음에서 저도 모르게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제가 말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먼저 제 마음을 살펴야 했습니다. 겉으로만 실수하지 않으려고 애쓸수록 더욱더 힘들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일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떠올리면서 오늘도 제 마음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바라봅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좀 더 사랑하고 싶습니다.
 
김동욱 부제(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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