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3일 연중 제24주간 월요일 복음

2010. 9. 12. 오전 12:13:55

글자
복음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 루카 복음 7,1-10

1 예수님께서는 백성에게 들려주시던 말씀들을 모두 마치신 다음, 카파르나움에 들어가셨다.
2 마침 어떤 백인대장의 노예가 병들어 죽게 되었는데, 그는 주인에게 소중한 사람이었다.

3 이 백인대장이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유다인의 원로들을 그분께 보내어, 와서 자기 노예를 살려 주십사고 청하였다.
4 이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이렇게 말하며 간곡히 청하였다. “그는 선생님께서 이 일을 해 주실 만한 사람입니다.

5 그는 우리 민족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회당도 지어 주었습니다.”

6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가셨다.
그런데 백인대장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르셨을 때, 백인대장이 친구들을 보내어 예수님께 아뢰었다.
“주님,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7 그래서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
8 사실 저는 상관 밑에 매인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9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에게 감탄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군중에게 돌아서서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에서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10 심부름 왔던 이들이 집에 돌아가 보니, 노예는 이미 건강한 몸이 되어 있었다.

오늘의 묵상
백인대장은 이방인입니다. 이방인인 그가 주님께 자신의 병든 종을 살려 주십사고 청원합니다. 사람들은 그에 관하여, 백인대장은 비록 이방인이지만, 이스라엘 민족을 사랑하고, 회당도 지어 주었다고 상당히 우호적으로 말합니다. 그 말을 들으신 주님께서 그들과 함께 그의 집으로 향하는 도중, 백인대장이 친구들을 보내어 주님께 아룁니다.

“주님, 수고하실 것 없습니다.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 주님께서는 백인대장의 믿음을 보시고 그의 종을 낫게 해 주십니다.

백인대장의 청원은 참으로 유명한 신앙 고백입니다. 교회는 오늘날에도 백인대장의 신앙 고백을 전례 안에서 바치고 있습니다. 영성체 때 우리는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라고 기도합니다. 얼마나 겸손되고, 얼마나 정성스러운 신앙 고백입니까? 우리 또한 날마다 성체성사 안에서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실 때마다 백인대장의 신앙 정신을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     *     *     *     *
 
속임수와 믿음
 
제가 어렸을 때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마술을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자유의 여신 상을 옮기고, 만리장성을 맨몸으로 통과하는 그의 마술은 저에게 세상에 대한 경이로움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저는 그의 마술이 진짜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어른이 된 뒤로 그것에 어떤 속임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저는 더 이상 믿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텔레비전에서 마술을 보면 신기하긴 하지만 그것이 진짜라고 믿지는 못합니다. 모든 마술에는 속임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야기를 몰랐다면 믿을 수도 있겠지만 알고도 믿기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제가 있는 수도원의 어떤 신부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내가 나중에 죽어서 천당에 갔는데, 예수님이 계셔야 할 자리에 부처님이 계신다고 하더라도 나는 지금 이 삶에 후회가 없어.” 저는 이 말씀을 듣고 의아했습니다. 만일 그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우리가 믿어온 예수님은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전락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신부님께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여쭈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제 물음에 한 마디로 대답해 주셨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까지 예수님 때문에 정말 감사하며 행복하게 살아올 수 있었거든.”
제가 예수님을 믿는 믿음은 어떤 것인가 생각해 봅니다. 저는 예수님에 대해서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마술처럼 속임수가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는 그 신부님처럼 믿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 신부님께서 저에게 보여주신 그 행복은 속임수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김동욱 부제(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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