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7일 연중 제23주간 화요일 복음

2010. 9. 6. 오전 9:58:46

글자
복음

<예수님께서는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사도라고도 부르신 열둘을 뽑으셨다.>

♣ 루카 복음 6,12-19

12 그 무렵에,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13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14 그들은 베드로라고 이름을 지어 주신 시몬, 그의 동생 안드레아, 그리고 야고보, 요한,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15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혈당원이라고 불리는 시몬,

16 야고보의 아들 유다, 또 배신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17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고, 온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티로와 시돈의 해안 지방에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18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리하여 더러운 영들에게 시달리는 이들도 낫게 되었다.
19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 주었기 때문이다.

오늘의 묵상

주님께서는 산에 오르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십니다. 기도하시는 이유는 곧 당신께서 하실 일에 참여시킬 일꾼을 선택하시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그 일꾼들은 곧 주님의 형제요, 친구요, 가족이 됩니다. 사도로 뽑힌 열두 명의 제자들은 주님께서 세우시는 새로운 공동체의 모습(원형)입니다.

새로운 공동체의 구성원인 사도들은 그만한 자격을 갖추었거나, 뛰어난 덕행이나 신심을 가졌기 때문에 선발된 것이 아닙니다. 모두가 평범한 보통 사람들입니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주님께서 부르셨을 때, 그들은 주저하거나 망설이지 않고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라나섰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업적이나 명예나 권력이나 부를 추구하려고 주님을 따라나선 것이 아니라, 오로지 주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고, 주님 안에서 살고자 할 뿐이었습니다.

우리 또한 주님께서 부르셨고, 주님을 따르고자 세례성사를 받았으며, 매일의 성체성사를 통하여 세상에 파견을 받는 주님의 일꾼, 사도들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    *     *     *     *

이름

학교에서 아이들과 있다 보니 아이들이 나를 부를 때 신부님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선생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어떤 식으로 부르든 나에겐 상관이 없는데, 어떤 아이가 나에게 꽤 잘 어울리는 이름을 하나 지어주었다. 바로 ‘신부 teacher’ 라는 이름이다. 한번에 내가 누군지 금방 알 수 있는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은 아이들이 나를 부를 때 ‘신부 teacher’ 라고 자연스럽게 부르고 있다.
사람이 태어나면 부모님이 이름을 지어준다. 이름 한 자 한 자에 깊은 의미를 담고 앞으로 그 이름에 맞는 삶을 살라는 의미로 정성을 담아 지어준다. 그래서 사람은 늘 그러한 부모님의 뜻을 받들어 입신양명(立身揚名) 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원래 이름과 함께 세례를 통해 또 하나의 이름을 얻게 된다. 주님께서는 세례성사를 통해 우리를 구원의 길로 이끌어 주시고 그 길로 더 잘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세례명을 주신다. 세례명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내가 세례명을 받았다는 것은 하느님의 자녀, 곧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어디에 가든 이 이름에 맞는 삶을 살아야 할 의무가 생긴다. 이는 우리가 삶을 살면서 부모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입신양명(立身揚名) 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같이,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주님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그리스도인답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례를 통해 주님께서 거룩한 세례명으로 이름을 지어주셨음에도 그 의미를 잊고 살아갈 때도 많고, 심지어 세례명의 의미도 모르고 축일도 모르는 그런 신앙인의 삶을 살기도 한다.
베드로 사도는 자신의 이름을 베드로 (반석) 라고 지어주신 주님의 뜻을 따라 교회의 반석이 되었다. 지어준 이의 뜻을 제대로 헤아리고 따랐던 것이다. 우리도 베드로 사도처럼 우리를 새로운 이름을 지어 불러주신 주님의 뜻을 헤아려 그 이름에 맞는 삶을 살아 더 많은 축복과 은총을 누리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석재 신부(안법고등학교 교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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