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순례기

2010. 1. 1. 오후 10:32:52

글자

+친정엄마가다시 성모병원에 입원하신지도 한달이 지났다.

한달가량은  병원생활에 익숙해지셔서 아빠나 나도 나름 병원 보호자로서의 삶에 마치 여행 캠프카에 탄 사람들처럼 나름 그 병원 생활을 오가며 기쁘게 영위하고 있었다.

 

간호원이 수시로 하루에도 몇번씩 혈압, 혈당, 체온, 식사량, 배변량등을 체크하고 약을 주고 관리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나자신을 ,자녀들을, 부모님을, 소중한 이웃들을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배려해왔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부모님이 기분이 저혈압이신지, 아이가 열받고 화나서 속으로 끓는 것이 있는지, 얼마나 그날 섭취해야할 밥과 정신적 영신적 양식을 흡수했는지, 내가 자신을 감정을 잘 표현하고 쏟아내 시원하게 배출했는지, 이웃의 상처입은 부분을 소독하고 잘 보호하여 싸매주지않고 들춰내어 덧나고 아프게 한 일은 없는지, 약한 부분을 보충해주고 치료해주고 격려와 지지의 약을 주었는지ㅡ,,,,,

 

아이들이 방학후 서울 이모네집 여행간 삼일동안 나는 병원에서 피정처럼, 여행처럼 그렇게 엄마와 지냈다.

크리스마스영화 그린치에서 처럼 비록 선물과 화려한 장식이 없는 병원에서의 시간이였지만 내게는 어린시절청년시절 소중하게 여기고 잘 모시지못했던 엄마를 새롭게 가장 큰 선물로 다시 받을 수 있었던시간이였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와 괴산으로 오던날 아침 화장실에서 엄마가 심하게 넘어져 머리를 다치셨고 무의식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하셨다

 

나는 먼저 성모님께 봉헌하고 의탁하며 의식이 없는 엄마에게 입맞추고 기도하며 말씀을 계속 드렸다.

다음날 아침 의식이 돌아오셔서 하루정도말씀하시다가 다시 무의식이 되시고 페렴이 되어 중환자실에 계속 계시게 되었다.

의식은 돌아왔으나 혼미한 상태인 엄마가 침대에서 떨어질 까봐 사지를 다 묶어놓은 그 모습이 마치 십자가에 못박히신 모습같아 넘싫어 일반 병실로 옮겨달라했지만 치료상 안된다 하여 그나마 호텔 1급이였던 일반 병실생활에서 중환자실 앞 피난민보호소같은 대기실에서 하늘의별따기로 겨우 자리 한쪽을 이불깔고 자리를 마련한  노숙생활이 시작되었다.

 

나는 그래도 괜찮은 데 나이가 드신 아빠의 모습이 처량스러웠다.

박스에 물건을 담고 그나마 그 자리를 유지하기위해 -의자에서 자지 않기 위해-필사적으로 이불을 개키지도 않고 개기고 있어야 했다.

 

집에 와 아이들과 저녁기도를 하면서 잠깐 의식이 돌아왔을 때 엄마가 누가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마치유언처럼나는 너희들 키울 떄가 제일 행복했었어 라고 세번이나 하신 말씀이 떠올라 울었다.

 

근데 난 엄마와 살때가 제일 행복했었어요, 라고 말하지 않았고 그땐 그것이 행복인지 몰랐다.

아이들에게 너희도 지금 엄마와 살아서 행복하니? 엄마도 너희를 키우고 있는 지금이 젤 행복한데, ..라고 하니 그렇다고 하지만 아이들도 나처럼 엄마와 살때의행복은 모르리라!!

 

그리고 지금도 행복하다  썰렁한 무덤에 마른 북어한마리 들고 가는 것보다 이렇게 아빠 과일 반찬 바리바리 싸가지고 힘들지만 병원으로 갈 수 있는 것이 넘 행복하고 성지순례보다 더 귀하다.

또 아직은 의식이 혼미한 가운데 엉뚱한 소리를 하시는 엄마의 목소리도 고맙고 또 감개무량하다.

 

엄마라는 말은 내가 설령 살인을 해 이세상 사람들이 모두 비난한다해도 엄마만은 내아이는 그럴 아이가 아닌데 무언가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믿어주는 단하나의 믿음의 조상이기에 사실 엄마를 잃을 까봐 두려웠지만 그 엄마와 헤어지기 전에 내 이기적이고 받기만 하려는 사랑에서 하늘의 모성적 사랑을 받아들여 성모님처럼 사랑의 마음을 가져 엄마로부터 사랑의 유산을 다 받고 엄마가 안계셔도 내가 또 하나의 작은 엄마가 되어 그 뒤를 이어야 겠다고 다짐하며 기도드렸다.

 

병원에서 드린 송년미사때 신부님이 환자들에게 올한 해 아프고 병원서 지내 감사할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하느님과 함께 할 수 있었던 시간에 감사하자라는 말씀에 마음이 와닿았다.

하느님과 ,아프신 부모님과함께 ,가난하지만 가족들과 함께,이웃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그 시간들에 대해 정말 뼈저리게 감사할 수 있었다.

 

한달이상 병원에 계셔 빈  엄마네 집 보일러가 얼지 말라고 부동액을 넣어 순환시키면서 어떠한 고통속에서도 추위속에서도 얼거나 위축되지 않은 마음의 부동액, 사랑과 감사를 넣어달라고기도드리며  혼미한 가운데 간호원들에게 공부열심히 하라고 엉뚱한 혼미한 그러나 구체적 사랑을 끝까지 보내시는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며 내 마음을 마구 돌렸다. 웃으면서,..

 
모든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댓글 1

  • 2010년 1월 2일 오전 3:08

    힘든 상황도 긍정적으로 받아 들인 시영씨의 맘이 예쁘네요. 병환중에 어머니를 위해 기도할께요. 임마누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