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라]요요 아래 총각-시한편

1999. 6. 20. 오후 1:48:24

1
글자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PS) '천년의 사랑'이라는 '양귀자'님의 소설속에 삽입된 시로 처음 만났었지..

     그러고보니 제법 오래된 시더라...글쎄, 소설의 내용이랑 적절히 맞아떨어졌기때문에

     더 구구절절히 가슴에 와 닿았겠지만...

     실은 이렇게 구구절절한 시는 별로 않좋아해..나는...

     가끔 읽고싶어질지 몰라서 노트에 적어두었었지..

     네가 올려둔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이라는 류시화님의 시를 보면서..

     혹시 좋아할지도 모르겠구나...하는 생각에 올려보는거야...

     좋은 시 많이 읽어라....정말 좋으면 함께 나누고....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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