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2046]잘 다녀 오시게나

2000. 9. 25. 오전 10:54:00

글자

+ 예수사랑

 

내가 단장만 11년째니 그동안 군대 보낸 사람들만도 족히 100명은 되지 싶다.

그렇게 보냈으면 사실 이제 무덤덤해질 때도 됐는데..

고통은 습관되어지는 게 아니라서 그런지

역시나 또 섭섭하다.

 

전에 기훈이가 갈 때도 얘기했지만,

지금 가는 단장들이 제대할 무렵이면

우리의 공동 매개체였던 레지오엔

아마도 내가 없을 거 같아서...

(당근.. 그래야지.. 내가 그때까지도 있으면..윽.. 상상하기도 싫어라!!)

그럼.. 함께 있을땐 간, 쓸개도 빼줄 거 같지만

뒤돌아서면 지운 듯 잊고 사는 레지오 사람들의 특성상

다시 만나게 될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을 거 같아서..

참.. 서운하고 그러네..

뭐.. 어쩌겄어요.. 인연이 고것 뿐이면.. 또.. 그런대로 감사하고 살아야지..

 

말장난 좋아하는 레지오 단장들이 숱하게 군대를 갔어도

말장난 기술보다는 눈치가 더 빨라선지

아직까지 토달다가 군생활 힘들었단 넘은 하나도 못봤으니까..

토다는 실력만큼이나(근데... 진짜.. 내가 레지오 단장하는 동안 막내놈이 너처럼 토다는 건 정말 첨 봤다!!!) 눈치빠른 우리 박상조..

별 걱정은 안된다.

 

상조는 참... 생긴 거 만큼이나.. 애어른 같은 애였지..

창용이랑은 그러고 보면.. 참 대조적이야..

내가 알기로 41기 중 생일은 가장 느린데... 하경이도 받는 신분증 검사, 단 한번도 못받아본 애가 상조였을거야..

(아.. 맞다.. 최근에 한 번.. 어떤 눈 나쁜 술집 주인이 신분증 검사하더라... 기분 좋아진 박상조가.. 그날 술 값 다 냈지, 아마?)

내가 올린 단장생활 공짜로 즐기는 법을..

내가 글을 올리기 이전부터 가장 잘 써먹던 놈도 상조였을걸..

39기 병권이 이래..

선배들 술자리에 걔처럼 많이 끼는 애도 첨 봤다.

말 잘듣는 척하면서 고집도 세가지고 ...

여름에.. 비디오 찍는 문제로.. 내 속 꽤나 ..

어쨋든..

미안하다, 상조야..

사실.. 니가 비디오 찍는 게 그렇게 큰 문제일 수는 없지만..

이렇게.. 가르쳐 놓으면.. .군대들을 가버리는 통에..

후임자를 생각할 수밖에 없던.. 나로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단다.

어차피 할 거.. 좋게 하라고 하지 못해.. 미안해..

 

그래도...

막내 단장치고,

생각도 깊고(?), 좋은 의견도 많이 가지고 있고,

또, 막내라고 입다물고 있지만 않고 그런 의견들 제안할 줄도 아는 배짱도 있고..(그래서 때로 내가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서도..)

이렇게 군대 가는 게 참.. 개인적으로나, 단장으로서나.. 안타깝지만..

아마도.. 상조가 돌아와서 갖을 몫이 크기 때문이겠지..

꼭.. 복귀하셔서..

좋은 단장, 좋은 선배로서의 몫을 다하시길 바래요..

 

무엇보다 건강이 최고니까..

네 몸 많이 아껴서(그렇다고 몸사리란 말은 아니고, 그러다 뒤지게 맞는 수가 있다) 건강하게 잘 있다 오고,

너 가는 논산에 레지오 선배가 있어서 연락해줄까 했더니...

하하.. 걘 이번 달에 제대했다더라..

 

별 탈 없이 잘 지내다 오면, 다 내 기도덕이고,

만약... 꼬여서 힘들어지면..

그건.. 순전히 다...

니 팔자소관이려니 해라..

 

꼬단장하던 첫 해, 첫 신단장이라서

신경도 많이 썼고,

또.. 무슨 까닭인지.. 2년차일 때.. 정말 일하는 넘들만 남아서

유독 이뻐할 수밖에 없었다면...

핑계라고들 할까?

하지만.. 사실이었다.

민기, 기훈이, 창용이, 너, 글구,, 인숙이, 하연이, 형은이까지...

몇 안되는 2년차들이 속없이 착하기까지 해서.. 20명도 훨씬 넘는 막내들이 말안들을까봐... 더 많이 챙기곤 했었지..

 

상조까지 가버렸으니.. 이제 셋남은 과부(?)들은 우째살꼬..

41기 과부들아..

언니가 챙겨줄테니..넘 섭섭해하지 말려무나..

 

이젠... 42기차롄가?

 

너희 군대가는 것마저.. 내가 보게된다면...

나.. 아마 혼절할지도 몰라!!

좀... 참았다가... 늦게, 늦게 가라..

 

그럼... 민기, 기훈이, 창용이, 상조의

무사제대를 빌며..

기도 중에.. 가끔.. 너흴 기억하도록 할께..

 

몸도, 마음도, 영혼도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게나!!

 

이 글은.. 휴가나오면. .혹여 볼 수있으려나..

그럼.. 그 때 술이나 한 잔 하자.

나, 안젤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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