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도 ‘용산’을 외면했다

2009. 10. 30. 오전 10:4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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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도 ‘용산’을 외면했다

법원 ‘용산참사’ 농성자 전원 ‘유죄’ 선고

법원이 지난 1월 ‘용산참사’ 당시 망루에 있던 농성자 전원에게 유죄를 선고해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한양석 부장판사)는 28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충연 용산4구역철거민대책위원장 등 9명에 대해 전원 유죄를 선고했다. 이 위원장과 김주환 전국철거민연합 신계철거대책위원장에게는 징역 6년, 김모씨 등 5명에게는 징역 5년의 중형을 내렸다.

 경향은 “재판부는 쟁점이 된 모든 사항에서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경찰특공대원들의 진술과 당시 촬영 동영상 등을 근거로 판단한 결과 농성자들이 2층에서 3층으로 올라오는 경찰특공대원들을 향해 화염병에 불을 붙여 던진 것이 바닥에 떨어져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검찰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자 피고인 중 이충연 위원장과 김주환씨, 변론을 맡은 김형태 변호사 등은 재판을 거부하는 뜻으로 선고 도중 퇴정했다. 김형태 변호사는 “법리만 따지면 99% 무죄가 나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유죄가 나왔다”며 “사법부가 자기 역할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용산 범대위와 변호인단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용산범대위는 28일 성명서를 통해 “재판부가 정의보다 정치권력의 힘을 택했다”면서 “대한민국의 사법부에 절망했다”고 밝혔다.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충연씨의 형 성연씨는 “판결문을 들으면서 마치 검찰의 공소장 원본을 대신 낭독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용산참사 해법을 둘러싼 정부와 유가족 간 대치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용산참사 해결을 요구하며 지난 26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간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등 6명은 경찰에 연행됐고, 27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정운찬 총리 면담을 요구한 홍석만 용산범대위 대변인 등 8명이 다시 경찰에 연행됐다.

경향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다음달 2일 서울광장에서 용산참사 해결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국미사를 열 예정”이라며 “용산참사를 둘러싼 불신과 반목이 다시 깊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향은 이어 ‘용산참사 본질을 외면한 법원 판결’이란 사설을 통해 “용산 참사는 전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철거민들만 궁지로 몰리고 있어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재판부가 검찰처럼 용산 참사의 본질을 보지 않고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 좇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화재 발생도 철거민들이 던진 화염병 때문이란 확실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검찰 수사기록 중 3000쪽가량은 공개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경찰이 농성 철거민들을 진압하기 위해 특공대를 조기투입한 것은 정당한 공무집행이었고, 철거민들이 던진 화염병으로 불이 나 경찰관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강경진압을 진두지휘한 경찰 간부들은 책임 추궁 대상에서 빠져 있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도 사설에서 “1심 재판부의 판결은 그동안의 공판 과정을 스스로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지난 4월 이후 계속된 공판에선 검찰의 공소사실과 전혀 다른 증언이 잇따라 나왔다. 핵심 쟁점인 발화 원인을 두고 검찰은 ‘농성자들이 던진 화염병 불길이 망루 3층 바닥의 인화물질에 번져 불이 났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경찰특공대원들은 ‘불이 날 당시 화염병을 직접 목격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며 “그런데도 재판부는 이런 증언들을 배척했다. 대신, 뚜렷한 근거도 없이 화염병 투척이 화재 원인이라고 ‘추정’했다. 공정한 판단도 아닐뿐더러,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법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반면 동아는 사설을 통해 “용산사건 관련 단체들은 그동안 화재 사망자와 구속자들의 불법 폭력행위는 외면한 채 일방적인 희생자로 부각시키고 경찰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살인행위라고 몰아붙였다. 또 철거 반대투쟁을 벌인 사람들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경찰의 불법 과잉진압 때문에 참사가 빚어진 것처럼 주장했다”면서 “이들이 사건의 진상을 왜곡하고 오도했음이 이번 판결문을 통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철거민 관련 단체 사람들은 정부의 사과와 법적 근거도 없는 보상을 요구하며 사망자들의 유족을 일방적으로 감싸 사건 발생 9개월이 넘도록 장례식도 치르지 못하도록 했다. 일부 야당도 시민단체들이 주도한 ‘용산 폭력살인진압 규탄대회’에 참가해 갈등을 부추기고 해결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화살을 돌렸다.

동아는 이어 “정부나 서울시가 관련자 가족들에게 법적 근거도 없이 보상금이나 특혜를 주면 ‘역시 떼법은 통한다’ ‘불법 행동이라도 끝까지 우기면 뭔가 나온다’는 잘못된 신호를 우리 사회에 보낼 수 있다”면서 “이번 판결을 계기로 우리 사회는 불법 폭력과 떼법에 끌려다니는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도 사설에서 “법원 판결문은 용산사태에 대한 우리 사회 대다수 국민의 인식을 반영했다고 본다”면서 “한마디로 불법폭력 시위를 해도 극렬하게 버티면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다는 그릇된 인식이나 관행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의지표명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록 1심이지만 법원의 판결이 나온 만큼 이제는 용산사태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 수습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특히 유가족과 서울시 등 관련기관과의 협의가 보다 실질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외부세력의 개입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 http://news.nate.com/view/20091029n0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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