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엄마 사랑만큼은....

2006. 8. 24. 오후 8:35:16

글자
백번 죽어도 엄마 사랑만큼은....

 

 

     우리 엄마는 남의 집에 가서
     그 집 청소도 하고, 설가지도 하고.....
     사람들은 우리 엄마를 가정부라고 불렀다.
 
     한참 사춘기 였던 나는 그런 엄마가 몹씨 챙피했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해서 나를 쪽팔리게 하는 엄마가 죽도록 싫었다.
     그래서 나쁜 애들이랑 어울리면서 하지 말라는 짓은 다 했다.
 
     그래도 엄마는 한번도 날 혼낸적이 없었다.
     난 그런 엄마가 더 싫었다..
     차라리... 마구 때리고... 혼을 내야지...
     화도 못내게 만드는 너무 착한 우리 엄마가 난 정말 싫었다..
 
     그래도....
     엄마는 마음으론 많이 속상했었나 보다.
     늘 웃기만 하던 엄마가 어느날인가 울었다.
     하지만 난 괜히 가슴 아퍼서... 질질 짜는게 싫어서 집을 나와 버렸다.
 
     그날 난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한쪽 눈을 잃었다.
     내 온몸은 온통 피투성이....
     놀라서 쫓아 온 엄마의 모습이 흐릿하게만 보일 뿐이었다.
 
     난 그렇게 오랜기간
     병원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는 아주 어렵게 내 한쪽 눈을 되돌려줄 망막을 찾았다고 했다..
     누가 눈을 준다 하더냐고 물었지만.
 
     엄마는 그냥....
     죽을병에 걸린 어떤 고마운 분이.....
     자신은 어차피 죽을거니까.
     그래서 좋은 일 하고 싶다고....
     자기에 대해서 밝히지 말아 달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암튼 고마운 그분의 도움으로 나는 눈을 다시 찾았다.. 
 
     그런데.
     그런데.... 
     엄마가 좀 이상했다.
     전화기도 제대로 못잡고, 또 비틀거리고....
 
     나는 엄마에게.
     "힘도 없는 엄마가 쓸데없이 남에 집 가서 일이나 하고 그러니까 
      그렇게 비실거리지, 제발 쓸데없는 짓 좀 하지 마!
      돈이 그렇게 좋으면 돈 잘 버는 아저씨랑 재혼이나 해, 알았어?
      엄마가 자꾸 그렇게 기침만 해대고 그러면 난 아주 짜증난단 말야."
 
      엄마는 요새 부쩍 말랐는데.
      하지만 원래가 삐쩍 마른 엄마라서 난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그렇지만 오늘은 엄마가 너무 이상했다.
      어디서 그렇게 울었는지?  얼굴이 퉁퉁 부어 가지고...?
 
      그러면서 안 울려고.
      눈물을 안 보이려고 애쓰는 엄마가 정말 이상했다..
 
     "이쁜 우리 딸. 엄마가 정말 미안해... 다 미안 하구나....
      엄마가 우리 딸 우리아기 얼마나 사랑하는지 넌 알지?
      엄마가 그동안 그런 일을 해서 넌 많이 속상했지?
      우리 딸아.... 그랬지? 응?"
 
     "이제 엄마는... 그 일을 안 해도 될 것 같구나....
      엄마 그동안 돈 많이 벌었어..
      이제는 우리 딸 맛있는 것도 사주고..
      무엇이든 사달라는 것 다 사줄 수 있어....
      그래도 될 만큼 많이 벌었어....
      그런데 말야... 혹시... 우리 딸...우리 딸아..."
 
     "이 엄마가 말야...조금 오래 여행을 갔다 와도 괜찮겠지?
      우리 딸 혼자 놔 두고 여행가서 미안하지만...엄마 가두 되지?"
 
     "가던지 말던지..? 그렇게 돈 많이 벌었으면 오기 싫음 오지 마!"
 
     "...그래.. 고맙다.. 역시 씩씩한 우리 딸이야...
      엄마 없어도.. 잘 있을 수 있을거야.
      엄마가.,. 냉장고에...
      맛 잇는 것도 꽉 채워놓고 가고...
      우리 딸 좋아하는 잡채도 많이 해 놀께...
      잘 있어야 돼...
      엄마가 혹시 늦어도.... 잘 알았지?" 
 
     "엄만... 내가 그렇게도 귀찮았어?
      그럼 버리지 뭐 하러 키웠어...?" 
 
     "........!"
 
     오늘 엄마는 정말 이상했다.
     하지만 평소에도 엄마에게 표현을 잘 안 했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갔다. 
 
     그날은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운 아침이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사로움....
     부엌에 가보니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그런데?
     아침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거창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란 음식은 다 있었다..
     엄만 진짜 여행 갔나 보네....?  체!
     딸 버리고 혼자 여행가면 기분 좋나...? 
 
     그렇지만...? 
     왠지 언듯 불길한 생각이 들었다.
 
     전날...그날...?
     이상했던 엄마의 말과 행동이 머리를 스쳤다.
     그래서 엄마 방에 가보니 침대위에
     하얀 봉투와 쇼핑백이 놓여저 있었다,

 

 

 

     사랑하는 우리 딸에게. 
 
     우리딸, 일어 났구나.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니?
     엄마는 벌써 여행을 떠났는데....
 
     엄마는...그동안 많이 아팠었어...
     우리 딸이 엄마 많이 걱정한 거 엄마는 다 알아.
     우리 딸이 얼마나 착한데....
 
     또 미안한게 있네...? 우리 딸한테 말야....
     엄마는 이번 여행이 많이... 아주 많이...
     오래 걸릴 것 같은데 어쩌니?..
     그래도 혼자 잘 있을 수 있겠지?
 
     엄마가 냉장고에 맛있는 거.....
     우리 딸 생일에 먹을 케익이랑 다 넣어 놨는데....
     우리 딸 생일 촛불을 같이 불고 싶었는데....
     엄마가 너무 급했나 봐.
     우리 딸... 사랑하는 우리 딸아.
 
     엄마가 차려주는 마지막 아침이 될 것 같아서....
     엄마가 이것저것 차린거야....
     우리 딸이 이 편지를 볼 때 쯤이면.
     엄만 아마....
     하늘에 도착해 있겠지....
 
     우리 딸한테.
     엄마 안좋은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어제 여기로 왔어.
     너 자는 모습을 보는데 어쩜 그렇게 이쁘니? 우리 딸이...
     근데,., 엄마는 한쪽 눈만으로 보니까.
     자세히는 못 봤어.... 그게 좀 아쉽다....
 
     엄마는 여기로 왔지만,
     우리 딸이랑 항상 함께 있다는거 알지?
     우리 딸이 보는 건.
     엄마도 함께 보고 있는거니까...
 
     엄마는 너를 낳고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
 
     엄마는.
     남은 사람들을 위해서 엄마의 모든 것을 주고 왔단다.
     엄마가 도움이 될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렇겠지?
     물론 그 사람들에게 받게 될 돈은 우리 딸 꺼야...
     미안한 생각은 하지 말고.
     우리 딸 좋은 남자한테 시집갈 때...
 
     엄마가.
     아무 것도 해 줄게 없어서....
     이렇게 밖에는 혼자 남을 우리 딸한테,
     해 줄께 없어서..... 
 
     내 딸아...
     씩씩하게.. 엄마 없어두... 잘 지내야 해... 알았지?
     엄마가 이 하늘에서... 
     여행 끝날 때까지 계속 지켜보고 있을거야..
     우리 딸 울지 않고 잘 지내고 있는지를...
 
     엄만 너를 너무 사랑해서.
     우리 딸을 위해라면 두려울 게 없었단다.
 
     우리 이쁜 딸의 엄마가 될 수 있어서.... 
     엄마는 정말 행복했단다...
     사랑한다... 너무나 많이...
 
     우리 딸도 엄마 많이 사랑하지?
     말하지 않았어도 엄마는 다 알고 있어.
     정말... 사랑 해...
 
     그리고 이 스웨터는.
     그동안 우리 딸이 그토록 갖고 싶어하던 거 아니니?
     이거 입고 겨울을 씩씩하게 나야 해.
     엄마가 말이 너무 많았구나!
 
     엄마가.
     항상 너와 함께 할 꺼라는 거 잊지 말으렴....

     사랑 해.....

 

 

댓글 2

  • 2006년 8월 24일 오후 8:58

    너무 눈물이 나네요 50이다된 나이지만 부모남 생각이 나네요 자식을 위하여....... 노래까지....

  • 2006년 8월 24일 오후 10:17

    사실 자식들은 부모 마음을 다 모릅니다...부모가 되어 봐야 비로서 안다고...? 그것도 아닌 거 같아요. 시대가 그래선지 내 부모님이 내 한테 하신 만큼, 난 자식들에게 그대로 못하는 것 같더라구요...위 내용은 정말 눈물나는 모녀의 이야기지요..실화라고 들었습니다.

좋은글/따뜻한글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