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인생의 바다(1/5)

2005. 1. 6. 오후 7:00:04

글자
마르코 6,45-52

오늘 복음에서 풍랑을 만난 제자들은 예수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 습니다. 베드로와 몇몇 제자들은 어부였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삶의 터전인 호수와 날씨 변화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 날은 자신들의 경험이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런 제자들의 체험을 우리도 살면서 반복합니다. 주님보다 나를 더 앞세워 내 생각, 내 계획대로 진행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럴 때 되돌아보면 후회가 남는 때도 역시 많았습니다. “주님 뜻을 먼저 헤아릴 걸!” 하고 말입니다.

실제로 앞일이 막막할 때, “주님! 믿고 맡깁니다. 저는 그저 최선을 다할 테니, 나머지는 알아서 해 주십시오.” 이렇게 믿고 맡기면, 오히려 그 고민이 해소될 때가 있습니다. 마음에 평화가 오고 새 힘이 생깁니다.
따라서 우리도 오늘 복음의 제자들처럼, 주님 없이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 삶의 중심에 계시지 않을 때, 우리 신앙생활은 엉망이 됩니다. 자꾸 빗나갑니다. 그러니 주님 없이는 우리 삶의 목적도 가치도 추진력도 다 잃게 됩니다.
주님의 말씀과 사랑을 전하는 일도 주님께서 무게중심을 잡아 주지 않으면 힘을 잃게 됩니다. 주님께서 중심에 계셔야 우리 땀과 노력도 신명이 납니다.
그때 비로소 보람도 얻고 많은 열매도 맺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주님께서 우리 일과 삶의 중심에 계신다는 것은 우리의 모든 판단기준과 행동의 척도가 ‘사랑’이라는 뜻입니다.
그것도 주님께서 우리위해 아무런 대가도 조건도 없이 목숨까지 바치신 바로 그 사랑을 내 삶의 중심에 두고 살겠다는 의미입니다.
주님 닮은 사랑을 가지고, 주님 섬기듯 온 정성을 다해 내 주변 사람들을 대하겠다는 뜻입니다.

언젠가 어느 교우 집에 초대를 받아 갔었습니다. 그 집 문을 열고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하고 인사하는데, 왠지 ‘참 따뜻하다’ 하는 느낌이 전해져 왔습니다.
그 집에는 갓난아기가 있었는데, 천진난만하고 평화스런 얼굴이 보는 사람마저 평화스럽게 했습니다. 온 가족이 그 아기를 중심으로 모여 웃음과 행복감이 떠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참 보기 흐뭇했습니다. 그 집에서 식사도 맛있게 했지만, 저는 그 가정의 사랑을 잔뜩 먹은 느낌이었습니다. 그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그 가정의 중심이 예수님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때가 성탄 무렵으로 기억합니다. 그 당시 온 가족이 합심해서 꾸며 놓은 멋진 구유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구유 앞에 온 가족이 모여 매일 가정기도를 바치며, 하루하루를 기쁘고 감사롭게 산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사일도 식구들이 모두 저마다 할 수 있는 역할을 분담해서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가정도 이런 분위기로 가꾸어 나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언제 어디서나 “나다! 안심 하여라!”하시며 우리를 돕고자 주님은 늘 준비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그분을 가장으로 모시고 산다면, 우리가정의 산적한 문제들이 봄눈 녹듯 점차 사라질 것입니다.

또 다른 가정에서 본 그 집 <가훈>이 자꾸만 떠오릅니다.
1. 성부의 말씀으로 사랑하고
2. 성자의 이름으로 봉사하며
3. 성령과 함께 기도하자.
우리가 이 가정의 가훈대로만 산다면 우리의 가장이신 주님과 더불어 그 어떤 삶의 풍파도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길도 주님의 제자답게 바르게 나아 갈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천주교 부산교구 복산성당 주임 경훈모 알렉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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