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여 우리 모두의 가정에 주님의 축복과 사랑이 가득하길 기원하며 새해에는 우리 모두 열린 마음으로 주님을 꼭 만났으면 합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은 아기 예수님께서 동방 박사들의 방문을 받고 당신의 모습을 공적으로 드러내신 것을 기념하는 빛과 계시의 축일입니다. 말하자면 아기 예수님은 영원한 하느님의 아들이시고, 이스라엘만이 아니라 문화, 인종, 종교를 뛰어넘어 모든 민족과 나라를 구원하실, 곧 온 세상을 구원하실 주님이시라는 것입니다.(구원의 보편성과 충만성)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서로 다른 2개의 세상을 봅니다.
하나는 아기 예수님을 중심으로 한 열려있는 세상, 즉 마리아와 요셉, 세 동방박사들입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가 1, 38) 라며 당신의 신앙을 고백하고, 예수님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으신 성모님, 마리아의 태중에 있는 아기는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신비로운 말을 듣고 캄캄한 속을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며 살았던 요셉, 천체를 연구하면서 신비와 베일에 싸인 별의 움직임을 보고 긴 순례의 여정을 떠난 세 동방박사, 이들은 모두 하느님과 세상을 향해 열려있는 겸손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길이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죽음에 이르는 길일지라도 끊임없이 진리를 추구하는, 하느님을 향한 강직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맨 먼저 아기 예수님을 뵈옵는 영광을 누리고, 주님의 구원을 보았습니다.
다른 하나는 헤로데를 중심으로 한 닫혀있는 세상입니다. 왕권을 빼앗길까 봐 두려움에 사로잡힌 헤로데, 지식의 감옥에 갇혀 무관심하고, 알면서도 움직이지 않는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 그리고 기득권을 지키려고 단단히 무장한 군인들, 이들은 하느님과 세상을 향해 마음의 문을 닫은 사람들입니다. 권력을 휘두르고 세상과 타협하는 사람들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마음 안에도 어떤 때는 세 동방박사들처럼 주님을 만나야겠다는 열정에 사로잡힐 때가 있고, 헤로데처럼 적개심을 갖고 미워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대사제나 율법학자들처럼 사람들을 향해 마음의 문을 닫고 무관심하고 안일만을 추구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과 세상을 향해, 이웃을 향해 열려있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우선 누가 뭐래도 주님께서 내게 보내주신 가장 소중하고 함께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사랑하는 부모님, 가족들, 직장동료, 이웃들… 사랑해야 합니다. 주님의 말씀이 내 안에 잉태되고 열매 맺어지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오늘 내 안에, 내 옆에, 내 생활 속에 현존하시는 주님을 만나야 합니다. 그래서 먼 후일 세 동방박사들처럼 주님을 직접 뵙고 일생을 통해 준비한 가장 귀한 선물을 드릴 수 있어야 합니다.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주님의 영광이 너를 비춘다.”(이사 60, 1) / 전주교구 주보
열린 마음으로...
2005. 1. 2. 오전 7:4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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