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예수님께 드릴 수 있는 선물은?

2005. 1. 2. 오전 7:42:16

글자
2005년 을유년(乙酉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먼저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을유년(乙酉年)은 닭띠의 해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닭을 대체로 길조로 여겨져 왔으며, 다섯 가지 덕이 있다고 했습니다. 머리에 있는 볏은 학문(文)을 상징하고, 발은 내치기를 잘 한다 하여 무예(武)가 있다고 여겼으며, 적과 맹렬히 싸우므로 용감(勇)하다고 했고, 먹이가 있으면 자식과 무리를 불러 먹인다 하여 어질다(仁) 하였고,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시간을 알려주니 믿음(信)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게다가 우리 인간에게 알과 고기를 주니 그보다 더한 것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 우리 조상들의 생각이었습니다. 올 한해도 이러한 장점들을 닮아서 우리 가정이 하느님이 함께 머무시는 보금자리가 되고, 또 기쁘고 떳떳하게 하느님을 전하는 신앙인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오늘은 주님공현대축일입니다. '공현'이라는 말은 무슨 말입니까? 공적으로 드러내보이셨다는 말입니다. 지난 12월 25일 우리는 예수님의 탄생을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우리는 크게 기뻐했습니다. 예수님이 태어나신 바로 후에 어떤 사람들이 별을 보고 예수님을 찾아오게 됩니다. 그분들이 누구입니까? 바로 동방박사들입니다. 오늘은 동방박사들이 예수님을 방문하면서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게 보이셨음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멀리서 온 동방박사들은 바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은 모든 사람, 모든 민족의 주님이십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을 보면 동방박사들이 예수님을 경배하러 올 때, 그냥 빈손으로 오지 않았습니다. 선물을 들고 왔습니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수시로 서로 선물을 주고 받습니다. 선물은 주는 사람도 기쁘고, 받는 사람도 기쁩니다. 그리고 수많은 선물들 중에서는 비싼 것도 있고, 또 손수 만들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것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마음이 가득 담긴 것이 더 정성스러워 보이고, 그래서 오래 오래 간직하게 됩니다.

오늘 동방박사들은 예수님께 귀한 선물들을 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이켜 봅시다. 세상에 오신 아기 예수님께 나는 무엇을 선물로 드렸는지요? 아니면 무엇을 선물로 가지고 이 전례에 참여하고 있는지요? 아기 예수님은 아주 조용히 태어나셨습니다. 떠들썩하지도 않았고 요란스럽지도 않게 태어나신 것입니다. 그것도 아무에게 주목받지 못했던 시골 동네 베들레헴의 마굿간에서 말입니다.

이렇게 고요히, 조용히 오신 예수님은 우리에게 비싸고 화려한 선물을 바라시지 않습니다. 아마 예수님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는 우리의 작은 실천, 작은 의지를 바라실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당당히 예수님을 드러내며 십자성호를 긋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자세, 묵주알을 굴리면서 걸을 수 있는 자세, 다른 차를 배려하는 운전 습관 등등.
주님 공현 대축일인 오늘, 우리 삶의 주인공이신 예수님께 나는 무엇을 선물로 드리려 합니까?

올 한해도 아기 예수님께 드릴 마음의 선물을 준비하여 봉헌하는 날들이 되도록 노력해봅시다. 그래서 예수님을 주위에 드러내는 동방박사가 되도록 다짐합시다.
을유년 한해도 우리 교우 공동체 여러분들의 가정에 주님의 평화와 기쁨과 희망이 함께 하시길 진심으로 기도드립니다. / 천주교 안동교구 서문동성당 보좌 권형배 알베르또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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